2월 북미항로는 수요 강세가 계속되면서 선사들의 임시선박 투입이 잇따랐다. 통상적으로 중국 춘절(설) 이후 물동량 약세에 대응하고자 임시휴항(블랭크세일링)에 나섰던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된 것. 서안에 정박 중인 선박이 수십 척에 달하며 물류 병목현상이 심각하다는 점도 임시선박 투입으로 이어진 배경 중 하나였다.
물동량 강세는 새해에도 이어졌다. 미국 통관조사회사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아시아 10개국발 미국행(북미수출항로) 2021년 1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16% 증가한 168만TEU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선적국별 실적을 보면, 중국은 19% 증가한 100만6100TEU를 기록, 1위를 유지했다. 우리나라는 12% 늘어난 16만4400TEU로 2위, 베트남은 13% 증가한 13만6300TEU로 3위, 싱가포르는 29% 증가한 8만800TEU로 4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탄 운임은 여전히 강세다. 춘절 기간 동안 체선이 완화돼 운임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2월19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106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4054달러에서 약 50달러 상승했으며, 여전히 4000달러대의 높은 운임을 써내려가고 있다. 동안행 운임 역시 FEU당 4800달러를 기록, 전달과 비교해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수요 강세에 선사들의 서비스 강화는 줄을 이었다. 머스크는 격주로 운항하는 TP알래스카서비스에서 캐나다 밴쿠버를 추가 기항한다고 밝혔다. 3월부터 새롭게 개편되는 TP알래스카는 부산(수·목)-칭다오(토·일)-밴쿠버(토·일)-더치하버(일·월)-요코하마(월)-부산을 순회한다. 2200TEU~4600TEU급 용선 4척이 운항한다.
양밍해운은 자국 조선소에 발주한 1만1000TEU급 신조선을 3개월 앞당겨 인도받아 부산-북미항로에 지난달 7일 투입했다. 신조선은 홍콩 상하이 부산과 밴쿠버 시애틀 등을 연결하는 디얼라이언스의 태평양 노선인 ‘PN3’에 배선됐다. 완하이라인도 4000~4500TEU급 선박을 투입해 3월 중순부터 주 2항차로 진행 중인 중국-북미항로 노선을 주 4항차로 확대한다.
수출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국적선사들의 미주노선 지원도 현재진행형이다. HMM(옛 현대상선)과 SM상선은 2월 중순 이후 3척의 임시선박을 추가 배선할 예정이다. 2월 중순까지 총 12척의 임시선박 투입에 이은 추가 지원이다. 지난달 20일 부산 신항에서 출항한 HMM의 6800TEU급 컨테이너선 호는 5504TEU의 화물을 싣고 미주 서안의 LA항으로 출발했다. 전체 화물 중 70% 이상이 국내 중견·중소 화주의 물량으로 선적됐다.
한편 인력 부족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LA 롱비치 등의 서안 항만은 ‘엎친데 덮친격’으로 노동자들의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항만 적체로 최근 LA 롱비치항에 정박 중인 선박은 30척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미국 동안은 역대급 한파로 내륙 물류가 마비되며 북미항로 공급망 경색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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