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지난달 나포한 국적선의 선원들을 석방한다.
이란 외무부는 지난달 4일 해양 오염을 이유로 나포한 DM쉽핑의 1만7400t(재화중량톤)급 화학제품운반선(케미컬탱크선) <한국케미>(Hankuk Chemi)호의 선원들을 석방하기로 결정했다고 현지시각으로 2일 밝혔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한국 선박에 타고 있던 선원은 출국 허가를 받았다”고 밝히고 “<한국케미>호와 선장의 사법 절차는 계속 진행된다”고 말했다. 선원들이 이미 이란을 떠났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대변인은 또 이란 압바스 아락치 외무부 차관과 우리나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전화 통화에서 19명의 승무원 석방과 미국의 이란 제재로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70억달러를 해제하는 방안을 두고 대화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선원 석방은 양국의 신뢰를 회복하는 중요한 첫 걸음”이라며 “우리도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된 자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케미>호는 에탄올 등 화학제품 7200t을 싣고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의 석유화학부두를 출발해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항으로 향해 12.5노트의 속력으로 항해하다 현지시각으로 1월4일 오전 10시 호르무즈해협 남서쪽 16.6해리(31km) 지점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붙잡혔다. 선박엔 한국인 선원 5명과 미얀마인 11명, 인도네시아인·베트남인 각각 2명 등 총 20명이 승선해 있었다.
이 선박은 지난 2000년 11월 일본 후쿠오카조선에서 건조됐으며 한국선급에서 선급증서를 취득했다. 선주배상책임보험(P&I)은 재팬P&I에 가입해 있다. DM쉽핑은 지난 2015년 독일 선주에게서 이 선박을 매입했다. 선박 관리는 타이쿤쉽핑에서 맡고 있다.
이란이 최근 1년 새 외국 선박을 압류한 건 <한국케미>호가 처음이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지난 2019년 7월 어선과 충돌한 혐의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국적의 유조선 <스테나임페로>(Stena Impero)호를 나포한 뒤 두 달 만에 풀어줬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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