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해선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한일항로가 새해 들어 다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부산발 일본 주요지역 공표운임은 일부 외국선사를 제외하고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65달러 선을 형성하고 있다. 공표운임이 ±10%의 갭을 허용하는 점에 미뤄 실제 적용되는 운임은 150달러선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선사들은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운임 수준은 150달러대를 밑돌고 있다고 전했다. 외부에 공표되는 현물운임이 아닌 해수부에 신고만 하는 장기계약운임이 다시 하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선사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운임이 실링을 강화하면서 4분기 이후 150달러까지 올라왔다가 최근 들어 다시 하락하는 분위기”라며 “선사들이 동남아항로 시황이 올라가면서 영업실적이 좋아지자 한일항로에선 수익보다 외형(물동량) 확대에 치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입항로 운임은 여전히 50달러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선사들은 30달러대에 일본에서 수입하는 화물을 수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터미널조작료(THC)를 할인해주는 사실상의 마이너스운임이 수입항로에서 포착되는 상황이다.
특히 새해 들어 유가할증료(BAF)가 TEU당 125달러에서 95달러로 인하되면서 전체 요율은 더 떨어지게 됐다. 선사들은 지난해 상반기 저유황할증료(LSS) 45달러를 반영해 BAF를 170달러로 인상했다. 하지만 유가가 떨어지자 하반기 LSS를 폐지한데 이어 새해 들어선 BAF 요율을 아예 인하했다.
다른 선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국제유가가 더 떨어지면서 사후 적용되는 BAF를 새해 인하했다”며 “하지만 유가가 최근 다시 오르고 있어 선사들의 채산성이 악화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물동량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국과 일본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14만9200TEU를 기록, 전년 같은 달의 15만1500TEU에 견줘 1.5% 감소했다.
수출화물과 수입화물은 각각 5.9% 3.8% 늘어난 3만1000TEU 2만5500TEU를 거뒀지만 환적화물이 2019년 9만7600TEU에서 2020년 9만2600TEU로 5.1% 감소하면서 전체 실적도 소폭 뒷걸음질 쳤다.
11월까지 누계는 9.8% 감소한 157만9900TEU다. 연간 물동량이 미국발 금융위기 시절이던 2009년 이후 11년 만에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선사들은 새해 들어서도 선적상한선(실링)을 강하게 조였다. 2021년 1기(1~2월) 실링은 75%다. 이로써 지난해 9월 이후 70%대 실링이 6개월째 이어지게 됐다. 공급을 줄인 덕에 소석률(화물적재율)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선사들은 1월엔 75%의 실링을 모두 초과 달성했다고 전했다.
다만 설 연휴가 있는 2월에 수요가 급랭할 수 있어 실링 달성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거란 분석이다. 선사 관계자는 “취항선사들이 다 같이 실링 목표를 넘기면서 운임이 강세를 띨 것으로 예상했지만 다시 물량 집화 경쟁이 가열되면서 운임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프랑스선사가 한일항로 서비스를 강화해 눈길을 끈다. CMA CGM은 우리나라 부산항과 일본 규슈 지역을 잇는 NPF 서비스를 모지까지 확대한다. 700TEU급 용선 <콘트십데이>는 매주 부산-하카타-시부시-호소시마-오이타-모지-하카타-부산을 왕래하게 된다. 25일 부산항에서 개편 후 첫 배가 뜬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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