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한중항로는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의 충격을 털어내고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70만46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8만8400TEU에 견줘 4.5% 성장했다. 수출과 수입 모두 호조를 보였다. 수출물동량은 7% 증가한 96만700TEU, 수입물동량은 2% 증가한 151만1300TEU로 각각 집계됐다.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10% 늘어난 23만2500TEU였다.
중국 항구별로 보면, 상하이와 닝보가 각각 5% 25% 늘어난 73만700TEU 27만2800TEU를 처리하며 강세를 띠었다. 칭다오는 7% 늘어난 41만400TEU, 다롄은 2% 늘어난 17만7000TEU를 각각 기록하며 시황 상승에 힘을 보탰다. 반면 톈진(신강)은 4% 감소한 35만2000TEU에 그쳤다.
한중항로 물동량은 첫 두 달간은 코로나 사태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기간 물동량은 8% 감소한 40만6600TEU에 머물렀다. 수출은 1% 감소한 15만3400TEU, 수입은 12% 감소한 22만2300TEU였다. 환적화물은 13% 줄어든 3만800TEU에 그쳤다. 하지만 중국이 중단했던 경제활동을 재개한 3월 이후 물동량은 플러스성장으로 돌아섰다.
특히 9월엔 16.9%의 두 자릿수 성장을 보였다. 한중항로 물동량이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인 건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10월엔 9% 성장한 30만7300TEU를 달성, 역시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만에 월간 30만TEU 고지를 넘어섰다.
올해 수출화물 강세는 주요 품목인 합성수지(레진)의 상승이 배경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1월부터 11월까지 열한 달 동안 중국으로 수출된 석유화학제품은 686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92만t에 비해 16% 급증했다. 이 중 합성수지는 529만t으로, 1년 전 431만t에서 23% 늘어났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내수 활성화에 나서면서 원부자재인 레진 수입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레진 수출 호조로 중국 항만 중 이 화물이 주력인 닝보항은 3월 이후 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띠었다. 상하이항은 7월부터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거뒀다. 반면 수출항로 주력화물 중 하나인 자동차부품은 현대기아차그룹의 중국 내수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선사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부진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수요 성장세가 가파르다”며 “중국 내 가공품 수요가 늘면서 국산 레진이 활발히 수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물동량 강세에도 운임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띠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2020년 1~12월 중국 상하이발 부산행 수입항로 평균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12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128달러에 비해 1달러가량 상승했다.
수입 운임은 7월 중순께 3개월 이상 유지되던 120달러대가 무너진 뒤 10월 중순까지 110달러대 후반을 오르내렸다. 그러다 10월말 140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11월 들어 190달러를 돌파했다. 수입 운임이 190달러를 넘어선 건 2018년 6월 초 이후 2년 반 만이다. 12월11일 현재 상하이-부산 운임은 197달러를 찍었다.
부산-상하이 수출 운임은 1달러 수준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선사별로 이보다 높은 운임을 제시하는 곳도 있지만 제시한 요율이 적용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덴마크 머스크는 120달러, 홍콩 OOCL은 90달러, 장금상선은 50달러를 각각 해수부에 신고했다.
선사 관계자는 “수입운임은 강세를 띠고 있지만 수출운임은 수요에 비해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해수부에서 마이너스이던 장기계약운임을 플러스로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시장운임(현물운임)도 30~50달러대로 인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황산화물 배출 규제에 대응해 저유황유할증료(LSS)를 인상했다. 지난해 12월1일부터 종전 20달러 받던 LSS를 60달러로 인상해 올해 상반기까지 부과한 뒤 하반기엔 떨어진 유가를 반영해 40달러로 조정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