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1 09:16

선박수출액 4개월만에 반등 ‘LNG선·컨선 인도 증가 영향’

전체 수출액 3개월 연속 400억弗 돌파


한국 조선의 주력 건조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컨테이너선의 통관 호조로 우리나라의 선박 수출액이 4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1월 선박 수출액은 약 10억4700만달러(약 1조1300억원)로 전년 동월 7억8900만달러 대비 32.6% 신장했다. 선박 수출액은 4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선주들의 발주가 줄어들면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선박 수출액의 종전 최저치는 2019년 11월 기록한 7억8900만달러였다.

재작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조선사들이 잇달아 수주한 선박들이 지난달 인도된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최근 통관되는 선박은 선가가 낮은 시기 계약됐던 물량이며, 일부 선종에 대한 선주사의 인도 연기 요청이 발생했으나 우리 주력 선종인 LNG선 컨선 등의 수출 통관 호조 영향으로 전체 선박 수출은 4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고 말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 등 증가세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액은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3개월 연속 400억달러를 웃돌았다. 특히 15대 주력품목 중 10개가 증가세를 기록, 2019년 이후 최근 2년간 가장 많은 수의 품목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의 수출액이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트렌드로 본격화되며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은 약 458억1000만달러(약 49조5900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증가했다. 조업일 부족에도 11월 총 수출액과 일평균 수출액이 모두 증가했다. 세 달 연속으로 ‘총 수출액 400억달러 이상’, ‘일평균 19억달러 이상’, ‘무역수지 50억달러 이상’을 달성했다.

우리나라 수출액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는 2년 만에 5개월 연속 증가와 3개월 연속 두 자릿수대 증가를 달성했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의 연간 수출액은 역대 최고 실적인 2018년 수준을 넘어서며 수출 상승세를 견인했다. 우리나라의 11월 반도체 수출액은 모바일 수요 회복과 재택근무·온라인교육에 따른 노트북 수출 호조로 전년 대비 16.4% 증가한 86억달러(약 9조3100억원)를 달성했다.

디스플레이와 무선통신기기는 최근 부진을 만회하며 수출 증감률과 수출금액 모두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디스플레이 중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모바일용 수요 증가로 역대 최고 수출실적을 냈다. 디스플레이는 언택트 지속 영향으로 노트북과 TV 등의 수요 확대로 21.4% 성장한 19억3000만달러(약 2조900억원)를, 무선통신기기는 세계 2위 스마트폰시장인 인도에서 국내기업이 점유율 1위를 달성하면서 20.2% 증가한 14억5000만달러(약 1조5700억원)를 냈다. 

가전도 언택트 사회에 진입하면서 TV 수요가 확대되면서 20.3% 증가한 6억5000만달러(약 7000억원)를 달성했다. 자동차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주요국에서 봉쇄조치를 시행함에 따라 수출 부진이 우려됐으나 우리 기업이 생산한 소형 SUV에 대한 선호가 지속될 결과 2.1% 증가한 39억9000만달러(약 4조3200억원)를 냈다. 이차전지는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리튬이온배터리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19.9% 성장한 6억8000만달러(약 7400억원)로 집계됐다. 이 밖에 우리나라의 주력수출품목 중 하나인 차부품도 미국과 중국의 완성차 수요 증가로 6.5% 개선된 18억9000만달러(약 2조원)를 달성했다.

 


반면 철강 일반기계 석유제품 석유화학 섬유 등은 부진에 시달렸다. 철강은 중국 현지에서 재고가 축적되면서 수출 물량이 부진하며 4.6% 감소한 23억달러(약 2조4900억원)를, 일반기계는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7% 후퇴한 42억7000만달러(약 4조6200억원)에 그쳤다. 

석유제품은 정제마진 악화와 가동률 축소 등 복합적인 영향으로 50.6% 급감한 16억9000만달러(약 1조8300억원)를, 석유화학은 저유가 지속과 화학섬유 품목의 시황악화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8.3% 뒷걸음질 친 29억5000만달러(약 3조1900억원)에 머물렀다. 이 밖에 섬유는 중국과의 가격 경합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 등으로 6.3% 감소한 10억2000만달러(약 1조1000억원)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대(對) 중국 수출은 반도체 일반기계 무선통신 차부품 등의 호조로 1% 증가한 120억1000만달러를, 미국은 자동차 일반기계 반도체 차부품 등이 선전하며 6.8% 증가한 66억9000만달러를 각각 달성했다. 아세안(동남아시아)와 유럽연합(EU) 역시 전년 대비 각각 6.4% 24.6% 증가한 79억6000만달러 49억1000만달러를 냈다. 

반면 중동은 코로나19와 저유가로 신규 프로젝트가 감소하면서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섬유 등이 부진하며 전년 대비 21% 감소한 12억5000만달러의 수출액을 냈다. 일본도 철강 석유제품 일반기계차부품 등 품목의 수출이 부진함에 따라 12% 후퇴한 21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11월 전체 수입액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398억8000만달러(약 43조1600억원)를 기록했다. 자본재 수입이 10개월 연속, 중간재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다만 저유가 장기화에 따른 원유 LNG 등 에너지 수입 감소세가 지속될 결과 전체 수입은 소폭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장관은 “11월은 전년 대비 조업일수가 부족한 가운데서도 수출이 증가한 것은 의미가 있다”며 “특히 우리의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가 최근 수출 회복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는 가운데, 비대면경제 특수와 우리 산업의 경쟁력이 시너지를 발휘하며 IT관련 품목들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앞으로의 수출 활력 회복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최근 우리 수출은 양적인 회복 뿐 아니라 질적인 성장도 눈에 띄는데 전기차, OLED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 수출이 11월에만 25% 이상 증가했으며, 중소기업 중심의 코로나19 진단키트, 화장품, 가공식품 등 신성장 품목도 연간 기준으로 역대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수출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측면 등은 우리 수출의 펀더멘탈이 탄탄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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