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술에 대한 철학 중 하나 ‘와인, 맥주 등 색깔 있는 술은 언제나 경쾌하다’이다. 자기 과시를 할 수 있을 진 몰라도 우울하거나 슬픈 주제는 떠 오르지 않는다. 여자 친구와 헤어졌을 때, 회사에서 상사한테 오지게 깨졌을 때, 시험을 폭망 했을 때 등 “우리 기분도 우울한 데 맥주나 마시러 갈까?”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우울할 땐 소주지!!! 물론 드라마나 영화에서 돈 많은 주인공이 기분 나쁠 때 혼자서 바에 앉아서 위스키를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걸 제외 하고…
한국에서 술의 등 수를 따지자면 부동의 1위는 소주다. 2위는 맥주, 그렇다면 3위는? 소맥이다. 위 두 가지 술과 조합이 전체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막걸리, 와인이 그 뒤를 따르고 있으나 아직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번 칼럼에서는 와인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필자는 요리유학을 떠나기 전 가장 좋아하는 술이 ‘소주’였다. 물론 현재도 가장 좋아 하지만… 캐나다로 유학을 가고 현지에서 소주가 비싼 탓도 있었지만 내가 양식을 전공하면서 와인에 대한 지식은 있어야 겠다고 생각이 들어 서점에서 와인관련 서적 하나와 샵에서 와인 한 병을 사서 마신 적이 있다. 맨 땅에 헤딩이긴 했지만 그래도 설레임 가득 책을 읽으면서 와인을 마셨는데 갑자기 나라별, 지역별, 연도별 와인들의 특징들에 대한 궁금증이 나를 자극 시켰다.
예를 들어 미국 샤도네이의 전체적인 특징은 오크향이 강하게 올라오고, 프랑스 북부론 쉬라의 경우 호주처럼 달지 않고 무게감도 아주 세지 않아서 음식과의 매칭이 좋고 언제나 경쾌한 레드의 메를로와 화이트의 소비뇽블랑, 성격좋은 그리고 어디나 두리뭉실 잘 어울리는 템프라니요와 상지오베제 등등…
많은 사람들의 오해중의 하나 샴페인으로 통칭되는 스파클링 와인! 이탈리아 음식의 파스타와 스파게티의 구분과 비슷하다. 스파클링 와인이 커다란 카테고리에서 샴페인은 일부분이라고 보면 된다. 샴페인은 프랑스 Champagne지방에서만 생산되는 와인이고 그 외의 프랑스 지방에서 생산되는 것은 크레망(Crement)으로 부른다.
그 밖에 이탈리아에서 생산되는 스푸만테(Spumante), 스페인에서 만드는 까바(Cava)가 있다. 물론 가장 고급은 샴페인~~ 만드는 과정도 1차발효, 2차병입발효, 찌꺼기를 제거하는 작업(Degorgement), 부족한 당분을 채우는 과정(Dosage)등를 거친다. 만드는 순서가 다른 와인에 비해 복잡해서 샴페인이라는 말을 함부로 쓰는 게 아니구나 느낄 수 있다. 샴페인은 적어도 딱 두 가지만 기억하자!
고급와인이라는 것과 ‘샤르도네’, ‘피노누아’, ‘피노뫼니에르’의 세가지 포도품종으로 만들어 진다는 것….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와인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들어보신 분들은 있겠지만 역시 프랑스 부르고뉴의 로마네꽁띠가 부동의 1위이다. 최근 빈티지도 병당 2천만원 정도이고 특히 1945년 빈티지는 2차 세계대전 중에 600병만 생산돼 그 희소성이 커서 2018년 뉴욕경매에서 7억가까이 되는 가격으로 거래됐다. 어떤 레스토랑에 손님이 와인콜키지로 로마네꽁띠를 가져가서 주인에게 시음해 보라고 한잔을 건냈더니 그날 음식을 모두 서비스로 내어 주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을 만큼 비싸다.
로마네꽁띠 라인업은 총 6개인데 Romanee Conti, La Tache(라타쉐), Richebourg(리쉬부흐), Romanee St Vivant(로마네 생비방), Grands Echezeaux(그랑에세조), Echezeaux(에세조)로 6병 가격이 5천만원이 넘는다. 지금은 가짜가 많이 나와 명성이 많이 위축됐지만 레드와인하면 떠오르는 지역이 바로 보르도 지방이다. 여기에 유명한 5대 샤토(성이라는 의미로 포도밭, 와이너리 개념으로 보면 된다)가 있는데 샤토 무똥 로칠드, 샤토 라피트 로칠드, 샤토 라뚜르, 샤토 마고, 샤토 오브리옹이다.
소주나 맥주를 따를 때, 받을 때 윗사람이면 꼭 두 손으로 따르는데 와인의 경우에도 그러한 습관이 나온다. 결론은 상관은 없지만 외국에서는 와인은 두 손으로 따를 필요 없고 특히 잔을 받을 때는 잔을 들어 올릴 필요가 없다. 와인잔을 테이블에 놓고 와인잔의 밑부분을 한 손으로 잡아주면 된다. 가끔 3명에서 한 병을 1/3로 크게 나눠서 마시는 손님이 계시기는 한데 적어도 와인은 그렇게 안 드시는게 좋을 것 같다.
와인에 대한 첫 이미지는 왠지 어렵고, 고가일 것 같고, 다가가기 쉽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접하는 주류와는 다른 주류처럼 느끼고, 격식을 갖추어야 할 것 같아 그런 반응이 나오는 것 같다. 와인은 외국의 주류라서 물론 국산 와인도 있지만, 외국의 문화와 식습관이기에 익숙치 않아서 그런 반응이 당연하다. 와인에 관한 일반적이고 간단한 몇 가지만 신경 쓰면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날씨가 쌀쌀해지고 옷깃에 바람이 스며들면 생각나는 술 한잔,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각나는 술 두잔, 기쁜 일이 있어 축하해 주고 싶을 때도 생각나는 술 세잔, 슬프거나 누군가가 그 리워질 때도 생각나는 술 네잔,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는 술을 마시고는 있지만 김구 선생의 말처럼 ‘술은 마음을 공격하는 문이라 하겠다’라는 말처럼 적어도 술에 중독돼 윤리와 품위를 망치는 일은 없어야겠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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