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4 16:46

‘매각 무산’ 아시아나항공, 기간산업안정기금 2.4조 수혈

채권단, 지원금액의 80% 운영자금 대출…매각 재추진


HDC현대산업개발과 진행하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아시아나항공이 기간산업안정기금 2.4조원을 지원 받는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11일 산업은행에서 열린 제15차 기금운용심의회에서 M&A 무산에 따른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위기와 항공기 운항 차질 등 국가경제적 악영향을 최소화하고자 범정부 차원의 정상화 방안을 실행할 계획이라며 이 같이 의결했다. 

지원 규모는 시장안정화 필요자금 2.1조원, 유동성 부족자금 0.3조원이다. 시장안정화 필요자금이란 M&A 무산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상환 의무가 발생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금융리스 같은 금융채무 상환 대비용 자금을 일컫는다. 

금액의 80%인 1조9200억원을 운영자금 대출, 20%인 4800억원을 영구전환사채(CB) 인수 방식으로 지원하게 된다.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유지되면 대출 규모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하에 고용유지, 경영 개선 노력, 이익배당 금지, 고액연봉자 보수인상 금지 등 산업은행법에 규정된 경영쇄신과 자구계획을 지속하고 노선 최적화, 비용 절감 등 기업가치 제고에 힘쓸 계획이다. 

기금운용심의회는 7월 초부터 여러 차례 회의를 열어 HDC현대산개발과의 M&A 진행 경과와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필요성을 논의해왔다. 

채권단은 코로나 사태로 피해를 입고 있는 금호고속에도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는 등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와 경영안정을 위한 다각적인 조치를 실행해 나가는 한편 여건이 조성되는 대로 책임있고 능력있는 경영주체를 대상으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오후 아시아나항공 본사를 방문해 임직원들을 만나 정부와 채권단의 정상화 의지와 계획을 설명하고, 회사 임직원들의 고통분담과 경영쇄신 등 정상화 노력을 당부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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