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2-14 17:10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 현대중공업[09540]은 요즘 계열사 문제로 우울하다.
지난해 그룹 유동성 문제로 주가가 폭락하고 외자유치 문제를 놓고 현대전자, 증권과 법정분쟁까지 벌인데 이어 계열사 지분정리 문제 등으로 경영실적까지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경영실적이 발표되자 투자가들은 예상외로 낮은 순이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순익은 152억원으로 전년(3천228억원)의 4.7%에 지나지 않았다. 사상 최대의 조선 호황으로 6조6천억원의 매출을 올린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적은 순익이었다.
순익이 이처럼 적은 이유는 현대차[05380] 분리 등을 위해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큰 매각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주가가 폭락한 지난해 증시에서 현대자동차, 현대하이스코[10520] 등의 지분을 팔면서 현대중공업은 2천여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또 5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현대석유화학이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이에 따른 594억원의 평가손실을 반영해야 했다.
문제는 올해도 현대중공업이 계열사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계열사 지분은 매입가 기준으로 2조8천억원에 이르지만 지난해 주가폭락으로 현재 가치는 1조8천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올해로 예정된 계열분리를 위해 이 지분들을 완전히 정리한다면 1조원의 손실을 입어야 한다. 실제 지분 정리는 이보다 작은 범위에서 이뤄지겠지만 아무튼 현대중공업은 올해도 계열사 지분문제로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투자가들은 현대중공업이 과감하게 계열사 지분을 정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업구조의 고부가가치화에 온힘을 쏟아야 할 시기에 언제까지 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할 것이냐는 질책이다. 최근에도 부실 계열사라고 할 수 있는 현대석유화학과 고려산업개발[11160]의 기업어음을 525억원어치나 사준 것에 대해 투자가들은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현대증권[03450]의 김학주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계열사 문제등으로 실제 영업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게 평가된 기업"이라며 "아무런 수익도 내지 못하는 2조8천억원의 계열사 지분을 매각, 예금.채권 등의 수익자산으로 바꿔 이익규모도 늘리고 주가도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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