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급감한 가운데 우리나라가 수주량에서 중국에 밀린 것으로 파악됐다. 액화천연가스(LNG)선 컨테이너선 등에서 더 많은 일감을 확보하지 못한 게 수주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선박 수주량은 약 605만CGT(수정환산톤수)로 전년 1232만CGT 대비 반 토막 났다. 2015년 1780만CGT와 비교하면 64.6% 급감한 수치이며, 재작년 상반기 실적 1866만CGT에 견줘 3분의 1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이같이 수주량이 급감한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 확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해운시장 불황, 조선소와의 대면 회의불가와 시장 악화에 대한 선주들의 관망세 확대, 제한된 선박금융 등이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국가별 수주량을 살펴보면 한국과 중국은 전년 대비 약 40%의 감소폭을 보였으며, 일본은 무려 60% 급감할 정도로 현재 글로벌 조선시장은 어둠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선종별 수주전에서는 우리나라가 탱크선 액화석유가스(LPG)선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쓸어담았으며, 중국은 벌크선 컨테이너선 LNG선에서 강세를 보였다. 일본은 자동차선에서만 두각을 드러냈을 뿐 별다른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중국은 벌크선과 탱크선 컨테이너선 LNG선 등을 골고루 수주하며 51%의 점유율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특히 컨테이너선 벌크선에서 각각 99% 73%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쳤다.
더불어 우리나라 조선사들이 먹거리로 점찍었던 LNG선도 60%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우리나라는 탱크선과 가스선을 중심으로 25%의 점유율을 올렸다. 컨테이너선 수주는 전무했으며, LNG선 점유율은 중국에 밀려 40%에 그쳤다. 2019년 전체 수주량에서 LNG선의 비중이 43%였던 반면 올해 상반기에는 불과 6%를 기록했다.
베셀즈밸류는 “LNG선의 CGT는 벌크선의 약 3배로 타 선종 대비 금액 및 일감 측면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2019년 전체 기간 CGT 기준 1위를 차지했던 한국의 올해 상반기 점유율 하락은 LNG선 수주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일본은 벌크선 LPG선을 앞세워 17%의 점유율을 기록, 3위에 자리했다.
선종별 발주량에서는 액화석유가스(LPG)선 만이 나홀로 증가세를 시현했다. LPG선은 전년 대비 27% 상승한 수치를 나타냈다. 반면 지난해 우리나라 조선사들의 효자선종이었던 LNG선은 89% 급감하며 대조를 보였다. 지난해 두 자릿수였던 LNG선 발주 척수는 올 들어 뚝 끊겼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 상반기 LNG선 시장은 전년 동기 31척에 크게 모자라는 단 6척만이 발주되는 등 크게 부진했다. 컨테이너선 수주량은 63% 감소하며 LNG선 다음으로 감소폭이 가장 큰 선종으로 꼽혔다. 자동차선 벌크선은 각각 56% 37% 줄었으며, 탱크선도 14% 감소하며 전체 발주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수주량 ‘톱 10’에 국내조선 3곳 포진
올 상반기 단일조선소 수주량 톱 10엔 우리나라 조선소 3곳이 이름을 올렸다. 중형선박 부문 세계 1위인 현대미포조선과 탱크선과 LPG선으로 수주량을 늘린 현대중공업이 각각 2~3위에 자리했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중공업은 각각 45만2000CGT 45만CGT의 수주량을 달성했다.
또 다른 국적조선사인 삼성중공업은 18만1000CGT의 수주량을 기록, 9위를 차지했다. 삼성중공업은 셔틀탱크선 3척과 초대형 유조선(VLCC) 2척을 올 상반기 수주 리스트에 올렸다.
1위 자리는 가까스로 우리나라를 제친 중국 뉴타임즈십빌딩에게 돌아갔다. 이 조선사는 45만6000CGT를 기록, 현대미포조선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난통코스코KHI 칭다오베하이십빌딩 다롄코스코KHI 장수양즈장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 등 중국 조선사들이 4~8위 자리를 휩쓸었다. 일본 조선소는 재팬마린유나이티드 단 한 곳에 불과해 중국 한국 수주전에서 크게 밀려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선박 발주를 가장 활발히 진행한 국가로 꼽혔다. 올 상반기에만 67척의 선박을 조선소에 발주했다. 그 다음으로는 일본 47척 그리스 26척 노르웨이 24척 싱가포르 18척 우리나라 12척 순이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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