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제의 소재
복합운송은 육상운송과 항공운송 또는 해상운송과 같은 이종운송구간 운송을 하게 되므로, 각 운송구간마다 적용되는 법이 다를 수 있다.
복합운송과 관련해 상법 제816조 제1항은 “운송인이 인수한 운송에 해상 외에 운송구간이 포함된 경우 운송인은 손해가 발생한 운송구간에 적용될 법에 따라 책임을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동조 제2항에는 “어느 운송구간에서 손해가 발생했는지 불분명한 경우 또는 손해의 발생이 성질상 특정한 지역으로 한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운송인은 운송거리가 가장 긴 구간에 적용되는 법에 따라 책임을 지되, 운송거리가 같거나 가장 긴 구간을 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운임이 가장 비싼 구간에 적용되는 법에 따라 책임을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1) 복합운송인 A가 복합운송 도중 제대로 운송을 다하지 못하자 다른 운송인을 통해 대체 운송을 통해 운송송이 된 경우와 (2) 복합운송인 B가 복합운송 도중 화물의 일부를 손상시킨 경우에 있어서 각기 다른 법을 적용한 바 있어(대법원 2019년 7월10일 선고 2019다213009 판결),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2. 사실관계
복합운송인 A는 국제물류주선업자로서, 원고가 생산한 제품을 주로 인천항이나 평택항을 통해 강원권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 운송하게 됐는데, 화물운송 도중 운송을 완료하지 못해 다른 운송인이 운송을 완료했다.
복합운송인 B는 복합운송을 수행했는데, 복합운송과정에서 손해가 발생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손해가 발생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3. 법원의 판단
복합운송인 A가 복합운송을 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제주항에서 도착항까지의 해상운송 거리가 원고의 생산 공장에서 제주도 내 항구와 인천항 또는 평택항에서 물류센터까지의 육상운송 거리를 초과하므로, 해상운송구간에 적용되는 법인 상법 제814조의 해상운송인의 규정을 적용해 1년의 단기 제척기간을 적용해 소를 각하했다.
복합운송인 B가 운송한 사안에 있어서는, 손해가 해상운송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손해가 어느 운송구간에서 발생했는지 불분명하거나 성질상 특정한 지역으로 한정되지 아니하는 경우로 보고, 주로 완도항과 녹동항을 통해 호남권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 물량을 운송했는데, 각 항구에서 가장 가까운 물류센터를 제외하고는 육상운송 거리가 해상운송 거리를 초과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상법 제814조는 적용하지 않고 육상운송구간의 법을 적용해 복합운송인 B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4. 평석
복합운송인의 책임은, 상법 제816조에 따라 운송구간별로 적용되는 법이 달라질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복합운송인 A에 대해서는 해상운송구간의 단기 제척기간을 적용해 복합운송인 A를 면책시킨 반면, 복합운송인 B의 경우, 육상운송간의 법을 적용해 배상책임을 인정함으로써, 상반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상법 해석상 당연한 것이므로, 대법원 판결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항공운송이나 해상운송구간이 길기도 하고 운임도 고액이라 복합운송에 있어서는 대부분 항공운송이나 해상운송구간의 법이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복합운송인 B의 경우와 같은 경우는 흔한 경우는 아니라는 측면에서 대법원 판례는 나름 의미 있는 판결이라 할 것이다.
우리 상법에 의하면, 육상운송구간에서 손해가 발생한 경우 책임제한을 주장하기 어려운 반면 해상운송구간이나 항공운송구간에서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책임제한을 주장할 수 있어, 상법 제816조는 이러한 면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실무상 책임제한은 복합운송인의 책임에 중대한 차이를 발생시키게 되므로, 중요한 문제로 다루어 지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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