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9 15:35

실적회복한 중견조선, 올해 생존키워드는 ‘코로나 대응’

환율상승 등에 합계 영업익 ‘흑자전환’


지난해 대부분 중견조선사들이 환율 상승과 원가절감 노력에 힘입어 외형과 내실을 다지는 데 성공했다. 

7개 조선사의 2019년 매출총액은 전년 대비 23.1% 증가한 8조290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합계는 지난해 -4943억원에서 올해 43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실적회복을 이뤄낸 조선사들은 올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난 가운데 실적 방어에 온힘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다. 일감 확보와 비용절감 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삼호·STX조선 영업익 흑자로 돌아서

지난해 현대 계열 조선사들의 외형과 내실은 동반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삼호중공업의 매출액은 3조4882억원으로 전년 2조6197억원과 비교해 33.2% 성장했다. 영업이익 순이익 역시 51억원 115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현대미포조선의 영업이익은 575억원을 기록, 전년 516억원 대비 11.3% 개선됐지만 순이익은 지난해 878억원에서 올해 431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7% 증가한 2조9994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조선사는 환율 상승과 원가 절감, 공정률 개선 등이 실적개선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대한조선은 외형은 두 자릿수의 성장을 거두는 한편 내실을 다지는 데 성공했다. 대한조선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3% 증가한 613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2억원으로 적자를 크게 줄이는데 성공했으며, 순이익도 -321억원으로 적자 폭을 해소했다.

한진중공업은 매출은 감소한 반면, 이익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중공업의 조선부문 영업이익은 -182억원으로 1년 전 -1707억원에서 적자 폭이 크게 개선됐다. 특수목적선 수주량 증가와 해외법인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부실 정리 등이 수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반면 매출액은 5010억원으로 전년 5469억원 대비 8.4% 후퇴했다. 특수선 매출액이 2018년 5384억원에서 지난해 4680억원으로 떨어진 게 매출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2017년 법정관리 졸업 이후 정상적인 조업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는 STX조선해양의 매출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360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30억원에서 9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으며, 순이익은 -1416억원에서 -19억원으로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장윤근 대표이사는 주요 비영업자산을 매각해 재무구조의 안정과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최근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밝혔다. 더불어 이 회사는 지난해 인건비와 경비 추가절감으로 기존 목표에서 102억원을 초과한 817억원의 자구계획을 달성했다. 2022년까지 자구계획 목표 5332억원 대비 현재 62%인 3324억원을 달성했다.

대선조선도 지난해 실적개선 대열에 합류했다. 대선조선은 외형과 내실을 동시 사냥하는 데 성공했다. 석탄운반선과 여객선,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선박을 중심으로 신조선 인도가 늘어나며 실적개선에 성공했다. 이 조선사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6.7% 증가한 3221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113억원을 기록하며 169.7% 폭증한 실적을 신고했으며, 순이익 역시 -25억원에서 3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달 새로운 주인을 맞으며 재가동에 들어간 성동조선해양은 매출 이익 동반상승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조선사의 매출액은 2018년 4100만원에서 지난해 60억5500만원으로 폭증했다. 영업손실은 124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으며, 순이익도 31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성동조선해양은 그동안 매각 시도가 잇따라 실패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HSG중공업·큐리어스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회생의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해 실적개선을 이뤄낸 조선사들이지만 올해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환율이 상승해 기업들의 이익은 당장 개선되겠지만 수주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중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거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주량이 저조해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 고정비 상승으로 이어져 수익 악화로 귀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발주가 활발히 이뤄졌던 유럽 중동 등이 잠잠하다”며 “발주량 감소는 중장기적으로 조선사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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