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항로 시황은 호찌민항 컨테이너선 침몰 사고의 영향이 해소되면서 다시 하락세를 띠고 있다. 외국선사들이 동남아항로를 늘리는 건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물동량은 소폭 하락했다.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와 동남아시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88만9550TEU를 기록, 2018년의 294만6832TEU에 견줘 1.9% 하락했다. 수출이 1.9% 감소한 141만5209TEU, 수입이 2% 감소한 147만4341TEU였다. 1위 교역국은 단연 베트남이었다. 지난해 3% 늘어난 95만1539TEU가 베트남항로에서 수송됐다. 수출이 4.7% 늘어난 48만11TEU, 수입이 1.3% 늘어난 47만1528TEU로, 수출이 수입에 비해 호조를 보였다.
두 번째로 많은 물동량을 자랑하는 홍콩항로는 61만4423TEU를 기록, 2.4%의 감소세를 보였다. 수출이 5.1% 감소한 26만1354TEU에 머물면서 실적 부진을 이끌었다. 수입은 0.4% 감소한 35만3069TEU였다. 태국항로는 수출은 0.1% 늘어난 14만4986TEU, 수입은 7.1% 감소한 18만9399TEU를 각각 기록, 수입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수출입 합계는 4.1% 감소한 33만4385TEU였다. 이 밖에 인도네시아 물동량은 4.7% 감소한 30만8383TEU였다. 필리핀은 13.5% 감소한 10만9841TEU에 그쳐, 동남아 8개국 중 가장 큰 감소폭을 보여줬다.
올해 1월엔 수출항로에서 말레이시아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베트남과 홍콩 인도네시아행 물동량은 각각 4000TEU 안팎의 화물이 증발했다. 백분율로 따져 베트남은 9%, 홍콩과 인도네시아는 20%대의 감소폭을 보였다. 취항선사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2월 이후 물동량 침체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항로 ‘깜짝 호황’의 배경이 됐던 호찌민항 컨테이너선 침몰 사고는 수습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당국은 현재 난파선인 660TEU급 <베트선인테그리티>호 인양 작업을 진행 중으로, 선박에 실려 있는 285개 컨테이너를 대형 선박에 실어 인근 해안으로 옮긴 것으로 파악된다. 선사 관계자는 “사고 선박은 아직 인양되지 않았지만 화물 인양이 이뤄지면서 배가 다닐 수 있는 길이 확보됐다”며 “우회로를 이용하던 선박들이 다시 정상 운항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요 부진에 선박사고에 따른 운항 정체까지 해소되면서 운임은 하락세를 띠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4일 현재 상하이발 동남아항로 운임은 베트남 호찌민 210달러, 태국 램차방 185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 269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300달러다. 지난달 이맘때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특히 호찌민항로 운임은 한 달 새 20달러 떨어졌다. 선사 관계자는 “시황을 끌어올렸던 선박사고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한국발) 호찌민항 운임은 세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로 다시 떨어졌다”고 전했다.
항로 개설 소식으로, 머스크 자회사인 씨랜드는 5500TEU급 선박 6척을 투입해 인천-동남아(IA8) 노선을 개설했으며 1700TEU급 선박 5척을 추가로 투입해 부산ㆍ인천ㆍ광양-동남아(IA88) 노선을 열 예정이다. 앞서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도 인천과 베트남을 잇는 정기노선을 지난달 개설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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