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두 자릿수의 선대 증가율로 세계 5위 해운력을 유지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현존선과 신조발주량을 합산한 우리나라 지배선대(OSV MODU 제외)는 총 1657척 1억355만t(이하 재화중량톤)을 기록, 그리스 중국 일본 싱가포르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해양작업지원선(OSV) 등 특수선을 뺀 상선대만으로 1억t을 넘어선 건 고무적이다. 우리나라 지배선대는 한진해운 사태 여파로 2017년 세계 7위까지 떨어졌다가 정부의 해운재건 정책에 힘입어 지난해 5위로 복귀했다. 증가율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특히 컨테이너선이 67%, LNG선이 27%, LPG선이 14% 늘어나는 성과를 냈다. 현존선으로만 보면 우리나라 순위는 아직 톱5에 들지 못한다. 독일에 밀려 6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신조발주량이 2210만t으로 중국 일본에 이어 3위에 오르며 전체 선박량 순위에서 독일을 앞질렀다. 2017년까지 세계 4위 해운국이었던 독일은 해운 불황으로 컨테이너선 위주의 KG선박펀드가 힘을 잃으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선대증가율 중국 이어 2위
그리스는 3% 늘어난 4687척 3억8835만t으로 1위를 고수했다. 현존선 3억6700만t, 신조 2135만t이다. 현존선은 부동의 1위지만 신조발주량은 우리나라에 밀려 4번째에 머물렀다. 2위 중국의 지배선대는 17% 늘어난 5354척 3억2440만t으로 집계됐다. 현존선 2억9757만t, 신조 2682만t이다.
톱5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배경으로 지난해 1억t 이상 나던 그리스와의 격차를 6000만t대로 좁혔다. 3위 일본의 지배선대는 8% 늘어난 5127척 2억7002만t이다. 현존선 2억4720만t, 신조 2282만t이다. 4위 싱가포르는 2177척 1억1319만t로 집계됐다. 현존선 1억389만t, 신조 930만t이다. 증가율이 1%로 크게 둔화되면서 우리나라와의 격차가 1000만t까지 줄어들었다.
선가에서도 우리나라는 독일을 제치고 5위에 올라섰다. 우리나라 지배선단 가치는 11% 늘어난 총 358억달러(약 42조원)로, 314억달러의 독일을 6위로 밀어냈다. 독일은 선대가치가 지난해 326억달러에서 4% 하락했다. 선가 세계 1위는 일본이었다. 이 나라는 고부가가치 선종에 힘입어 선가 1133억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1위를 수성했다. 자동차선(83억달러) LPG선(57억달러) 등에서 다른 나라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다만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냈다. 지난해의 1138억달러에서 소폭(0.4%) 하락했다.
그리스는 5% 상승한 1086억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1위 일본과의 격차는 지난해 102억달러에서 올해 47억달러로 크게 좁혀졌다. 3위 중국은 1005억달러로 집계됐다. 1위와 3위의 차이가 130억달러밖에 나지 않아 선대 증강 계획에 따라 선가 순위도 언제든 뒤집힐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4위 싱가포르는 417억달러로, 우리나라를 58억달러 가량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상선대 과반이 벌크선
우리나라 지배선대의 선종별 구성을 보면 벌크선이 56%인 5762만t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탱크선이 25%인 2543만t, 컨테이너선이 11%인 1187만t, LNG선이 4%인 415만t, LPG선이 1%인 123만t이었다. 선가별 점유율은 벌크선 29%(105억달러), 탱크선 27%(95억달러), 컨테이너선 18%(64억달러), LNG선 11%(40억달러), LPG선 5%(17억달러) 순이었다. 고부가가치선종인 LNG선과 LPG선이 선박량은 크지 않지만 선가에선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보유선대의 선령은 전체 평균 12.2살로, 전 세계 평균 13.1살에 견줘 1살 정도 젊다는 점은 향후 선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척수 기준 15살 이상의 선박은 전체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은 평균 각 8.3살 8.8살로 상당히 낮은 수준을 유지한 반면 냉동선은 28살로 매우 높았다.
눈길을 끄는 점은 선박을 지은 조선소다. 선가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선대의 75%(267억달러)가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됐다. 한국선사들의 해외 조선소 이용이 이슈가 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압도적인 비율로 국내에서 신조선 도입을 진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어 중국조선소 16%(59억달러), 일본조선소 7%(24억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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