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5~17일 3일간 송도컨벤시아에서는 인천광역시가 주최하고 인천상공회의소, 인천대학교, 인하대학교, 정석물류연구원에서 주관하는 ‘2019 인차이나 포럼’이 중국전문가 420명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통상시대의 한중협력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전자상거래시대를 맞이해 한국과 중국의 협력관계를 점검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취지로 진행된 대규모 행사였다. 금년은 한중수교 27주년이 되는 해이고 인차이나 포럼은 4주년 행사였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추동하고 있는 신기술이 급속하게 세상을 바꾸어나가는 시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행사였다. 또한 최근들어 사드문제로 서먹서먹한 관계로 변질되고 있는 양국관계를 고려할 때 산업계와 학계의 이러한 교류는 정치적, 외교적 흐름을 쇄신시킬 수도 있는 바람직한 행사였다고 판단되고 있다. 특히 한중 간 물류협력은 세계경제의 중심이 동북아지역으로 이동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화룡점정한다는 의미에서 동북아물류중심국가를 지향하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국가전략과제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전세계의 무역규모는 39.1조 달러였고 2012년 이후 미국을 뛰어넘은 중국의 무역규모는 세계 최대인 4.6조 달러로서 미국의 4.2조 달러를 크게 앞질렀다. 세계 최대의 무역대국이 우리와 지근거리에서 바다를 가운데 두고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의 국경간 전자상거래의 규모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데 이 역시 세계 최대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중국의 국경간 전자상거래 규모는 7000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연간 20.1%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2020년에는 1.7조달러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전자상거래가 전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의 19.5%에서 2020년에는 37.6%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국경간 전자상거래의 내용도 크게 변화하고 있는 바 그동안 주류를 이루고 있던 국경간 도매전자상거래인 B2B에서 국경간 소매전자상거래를 의미하는 B2C거래가 활발하게 증가돼 그 비중과 금액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B2C거래가 증가한다는 것은 제조업체와 소비자가 유통업체를 배제하고 직접 거래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바 2015년에는 B2C거래가 15%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3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같이 국경간 전자상거래가 급속하게 증가하는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미·중무역전쟁이 관세분쟁에서 미래기술패권전쟁으로 확대되면서 시진핑주석이 제조업대국을 실현하기 위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중국제조 2025’에 힘입은 바 크며 한편으로는 경제의 경착륙을 막고 새로운 성장포인트로 서 국경간 전자상거래제도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정부는 2012년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를 증진시키기위해 정조우, 상하이, 충칭, 항조우, 닝보에 5개 시범도시를 가동했으며 2013년 이후 광조우, 칭다오 등 15개 도시에서 2019년 1월 이후부터는 22개 도시를 추가해 모두 37개 도시를 ‘전자상거래 시범도시’로 승인해 운영하고 있다. 2015년에는 전자상거래를 일대일로 국가전략과 결합해 금융지원, 종합서비스 등 전자상거래 산업의 발전환경을 조성했으며 2019년에는 내수의 활성화와 고용의 증진을 위해 전자상거래 시범도시를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기존의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즉 수입인허가, 등록, 신고 등 각종 인허가절차의 축소, 결제한도의 상향 조정, 결제한도 이하의 무관세, 부가가치세와 소비세의 하향징수 등의 개선을 통해 외국브랜드 업체가 직접 중국의 소비자에게 접근해 이익을 창출하고 중국의 소비자들은 해외제품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역직구 상품은 개인용물품으로 취급돼 신고의무 없이 수출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국경간 소매 전자상거래는 제조업체와 국내 소비업체가 중간의 유통업체의 거래를 생략하고 제3자 물류기업을 통해 직접 연결되게 함으로써 유통마진을 절감함으로써 엄청난 원가절감을 가져오고 기존의 거래질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전자상거래시장도 대단한 지각변동을 보이고 있다. 우선 총소비지출액 가운데 전자상거래액의 비중을 나타내는 전자상거래 침투율은 24.1%로서 세계 1위를 기록해 2위인 중국의 18.2%를 크게 앞서고 있고 영국, 독일, 미국, 일본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2018년 우리나라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전년대비 20%가 중가한 930억달러로 세계 6위로 나타나고 있으며 2020년에는 1300억달러로 증대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경우 해외온라인 쇼핑몰에 진입하거나 국내온라인쇼핑몰에 해외온라인쇼핑몰을 유치해 글로벌전자상거래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G마켓은 이베이를, 11번가는 징동닷컴을 끌어들여 지원하고 있으며 11번가는 미국의 리볼브, 일본의 라쿠텐, 인터파크는 중국의 티몰, VIP, 징동의 쇼핑몰에 입점계약을 체결해 글로벌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전자상거래업체들 중 G마켓, 쿠팡 등은 중국의 역직구에 대응해 인천항에 해외배송센터,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한통운, 현대로지스틱스, 판토스 등의 물류기업들은 중국의 전자상거래 물류기업들과 제휴해 물류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대한통운의 경우 차이니아의 글로벌파트너관계를 맺어 한중 간 전자상거래의 SCM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물류기업이 중국시장에 진출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순펑, 유엔통, 션통, 중통 등의 중국계 택배기업들은 과감한 국내진입을 통해 한국전역에 서비스네트워크를 구축해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알리바바의 경우는 초국경물류플랫폼을 구축해 전자상거래, 결제, 배송, 통관 등 일체의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하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들이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지금까지의 중국시장 진출전략을 대폭 변경해 적극적이고 혁신적인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지 않으면 않된다. 자칫 시기를 놓치면 중국시장의 진출은 물론이고 국내물류시장마져 중국기업들에게 잠식당하고 토종물류기업들이 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 우선 가장 시급한 것은 우리나라의 중국물류시장 진출전략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 중국이 혼신의 힘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사업, 창장경제벨트사업, 징진지프로젝트 등을 활용해 글로벌 차원의 물류네트워크 구축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일대일로 전략의 경우 육상에 3대회랑, 해상에 2대회랑을 연계하고 있으며 73개국가에 대해 대규모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중국~유럽 컨테이너화물열차의 경우 연간 3700회를 운행하고 있다. 중국기업들은 일대일로 전략과 관련한 물류플랫폼의 구축, 스마트공급사슬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바 중국기업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세계적인 글로벌공급체인의 구축사업에 동참하거나 파트너십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중국내륙지역의 물류효율화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창장경제벨트의 경우에도 우리나라물류기업들이 중국내륙물류를 통한 중앙아시아, 유럽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검토돼야 한다. 두 번째로는 전자상거래를 활용한 초국경글로벌 물류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이미 중국의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쇼핑몰, 챠이니아오, 알리페이, 마이진푸, COSCO등을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해 초국경글로벌물류 플랫폼을 구축해 세계 최대의 플랫폼물류를 구축해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자상거래 쇼핑몰, 물류, 포워딩, 통관, 무역, 해운, 항공 등 모든 물류관련 서비스가 가능한 초국경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삼성에서 운영하고 있는 첼로를 보강해 알리바바처럼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세 번째로는 중국의 37개 국경간 전자상거래 시범지구에 우리나라 중소물류기업의 진출하는 것이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범지구의 종합보세구역은 이미 민자로 투자가 완성됐으므로 중소물류기업의 경우 비즈니스 모델만 있으면 B2C와 관련된 사업에 대해 수출입절차, 인허가 절차를 면제 받고 인센티브를 받으면서 진출할 수 있다. 네 번째로는 해운기업의 전자상거래 운송시장의 진출이 필요하다. 특히 인천항, 평택항에 운영되고 있는 한중 간 카페리를 활용한 B2C, B2B운송의 활성화는 필수적이며 아직까지 완성도가 떨어지는 RFS를 한중 간 정부협력을 통해 트랙터와 트레일러가 일체된 시스템을 확립해 전자상거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다섯 번째로 한중 간 신선식품, 콜드체인 공급망 사업에 진출해야 한다. 중국의 신선식품물류시장의 규모는 7300억달러이고 수입규모는 700억달러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시장이고 중국은 수닝, 안센다, 완웨이 등의 주도적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하는 콜드체인 공급망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산물, 신선물류기업들은 이러한 중국기업들과 협력관계를 통해 세계적인 콜드체인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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