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선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는 글로벌 선사들의 컨테이너선시장 점유율이 더욱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선사들은 어느덧 점유율 90%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승세라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80%대를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MSC 에버그린 코스코가 올 들어 가장 활발히 초대형선을 도입한 선사들이다.
전 세계 컨테이너선사들의 선복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초대형선 인도를 앞두고 있는 CMA-CGM 에버그린 현대상선의 향후 순위 상승이 예상된다.
MSC·코스코·에버그린 선복량 증가 눈길
20대 컨테이너선사들의 해운시장 점유율이 열 달 새 상승했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10월16일 현재 20대 컨테이너선사들의 보유 선복량은 2097만6900TEU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 2021만700TEU 대비 3.8% 증가한 수치다. 점유율 역시 88.8%에서 89.5%로 0.6%포인트(p) 상승하며 90%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중 톱 7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MSC 코스코 에버그린의 선복량 증가가 눈길을 끈다. 이 선사들은 올 들어 초대형선을 선단에 편입시키며 몸집을 더욱 키웠다. MSC의 선복량은 연초 332만1530TEU 대비 10.2% 증가한 366만TEU로 열 달 새 몸집을 가장 많이 불린 선사로 꼽혔다. MSC는 2017년 9월 발주한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최근 인도받아 아시아-유럽항로에 투입했다.
에버그린은 2만TEU급 <에버글로브>호 등의 인도를 마무리하며 선단을 131만TEU까지 10% 늘렸다. 이 밖에 코스코는 연초 대비 7.2% 증가한 296만6000TEU를 기록하며 300만TEU대 진입을 목전에 두게 됐다.
5대 선사의 전체 컨테이너시장 장악력도 더욱 높아졌다. 머스크 MSC 코스코 CMA-CGM 하파크로이트 등의 선복량은 1500만TEU를 돌파했다. 최근 선복량은 1515만3800TEU로 올해 1월 1448만3200TEU와 비교해 4.6% 증가했다. 점유율 역시 63.7%에서 64.6%로 0.9%p 상승했다.
국적선사들의 선복량 변화는 제각각이었다. 현대상선은 36만7300TEU의 선복량을 기록, 10위를 마크했다. 고려해운은 1만TEU가량 늘어난 14만8900TEU를 기록했다. SM상선은 6만9600TEU의 선복량을 기록, 연초 대비 순위가 한 계단 하락했다.
이 밖에 장금상선은 6만3200TEU로 23위, 흥아해운은 3만1900TEU로 37위에 각각 자리했다. 컨테이너사업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약 9만5100TEU 선대를 갖추며 SM상선과 TS라인 등을 밀어내고 톱 20 선사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현재 장금상선은 약 3만4400TEU의 발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신조선을 인도받게 되면 13만TEU에 달하는 선복량을 기록하며 순위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컨테이너 선사들의 선복량 증가도 현재 진행형이다. 올 상반기 2300만TEU를 돌파한 선사들의 선복량은 이달 2346만9100TEU를 찍었다. 지난해 7월 2200만TEU를 돌파한 데 이어 1년 3개월 만에 150만TEU에 가까운 선복량이 증가한 것이다.
CMA-CGM·에버그린·현대상선 초대형선 무더기 도입
CMA-CGM 에버그린 현대상선은 향후 선복량 순위 도약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선사 중에서 발주잔량이 가장 많은 에버그린은 향후 54만8000TEU에 육박하는 신조선을 순차적으로 인도받게 된다. 전체 선대의 41.8%에 달하는 수치다. 신조선 도입이 매듭지어지면 발주잔량이 전무한 하파크로이트와 ONE을 밀어내고 세계 5위로 올라서게 된다.
CMA-CGM의 신조 발주잔량은 48만7500TEU로 전체 선대의 18.3%를 차지하고 있다. 신조선을 인도받게 되면 CMA-CGM은 중국 코스코를 밀어내고 3위 탈환을 이뤄낼 수 있다. 이 선사는 지난해 8월 홍콩 OOCL을 인수한 코스코에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현재 전체 선대보다 더 많은 발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은 향후 8위 도약이 점쳐진다. 발주잔량이 전체 선대에서 107.8%를 차지하는 39만6000TEU에 달해 향후 선복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MSC와 양밍해운은 각각 19만TEU 19만8100TEU의 발주잔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순위 변동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SC는 신조선을 인도받아도 400만TEU대의 선단을 보유한 머스크와 선복량 격차가 상당해 세계 1위 도약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양밍 역시 새 선박을 넘겨받아도 100만TEU대 진입이 불가능해 순위 상승이 어려워 보인다. 세계 1위 머스크는 4만5500TEU의 발주잔량을 보유 중으로 당분간 신조 선박 도입이 없을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초대형선 쏟아지는데 해체 1척에 불과
올해 선사들의 신조선 발주는 1년 전에 비해 줄었지만 인도량은 초대형선을 중심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9월에만 초대형선을 중심으로 10만TEU 이상의 선대가 증가했다. MSC의 2만3000TEU급 2척, CMA-CGM의 1만4000TEU급 1척, 1만5000TEU급 1척 등이 인도됐으나 시장에서 이뤄진 선박 해체는 1700TEU 단 1척에 불과했다.
알파라이너는 올해 약 83만TEU의 선박이 인도되는 반면, 해체량은 16만5000TEU에 그쳤다고 밝히며, 올해 해체량 전망 수치를 기존 35만TEU에서 25만TEU로 하향 수정했다. 또한 영국해운조사기관인 MSI는 올해 11월부터 3개월 간 23만TEU 이상이, 내년 2월부터 3개월 간 19만5000TEU의 신조선이 각각 인도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신조 발주는 예년에 비해 감소하고 있다. 최근 에버그린이 2만3000TEU급 12척을 발주하는 등 올해 발주량은 약 52만TEU를 기록했지만 2018년 137만TEU의 40% 수준이다.
MSI는 2020년 인도량이 CMA-CGM 현대상선 등의 초대형선 인도로 정점을 찍은 이후 점차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MSI는 “일부 선사들이 생존하기 위해 선박의 크기를 키워야할 필요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선대 리뉴얼 및 발주를 검토하고 있는 하파크로이트와 ONE이 향후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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