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난구조당국이 조지아주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대형 자동차운반선에 타고 있던 실종 선원 구조를 위해 조만간 선내 수색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7만1178t(총톤수)급 자동차선 <골든레이>(Golden Ray)호는 8일 새벽(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브런즈윅항 연안에서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전도됐다.
이 선박은 이날 오전 1시께 수출용 완성차 4200여대를 싣고 볼티모어를 들렀다가 중동으로 가기 위해 브런즈윅항을 출발한 뒤 항만 인근 1.6km 지점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도선사가 승선해 선박 항해를 지휘하고 있었던 것에 미뤄 도선사 과실에 무게가 실린다. 언론에선 사고 지점 수심이 11m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흘수(선박의 물에 잠기는 부분)가 10.6m인 선박이 얕은 수심에 좌초됐을 거란 추측을 내놓고 있다.
선박엔 한국인 선원 10명과 필리핀 선원 13명, 미국 도선사 1명 등 총 24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 중 20명이 구조됐고 한국인 선원 4명이 실종됐다고 조지아항만청은 전했다. 실종 선원은 모두 기관실 근무자들로, 화재로 미처 밖으로 빠져 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선박에 실린 차량 중 20% 정도는 기아차 조지아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이고 나머지는 미국 완성차업체에서 중동으로 수출하기 위해 생산한 것들로 파악된다.
2017년 12월5일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완공된 이 선박은 현대글로비스에서 소유하고 있으며 현대글로비스가 2년 전 인수한 선박관리자회사 지마린서비스(옛 유수SM)에서 안전관리자를 맡고 있다.
길이 199.95m, 폭 25.4m, 높이 36.25m, 재화중량 2만995t으로 자동차 7700대를 한꺼번에 실어나를 수 있다.
국적은 마셜제도공화국으로, 한국선급에서 선급증서를 취득했다. 영국 노스오브잉글랜드(NOE)에 선주배상책임보험(P&I)을 가입해 있다.
미국 해안경비대(USCG)는 실종된 선원들이 기관실에서 생존해 있다고 보고 곧 구조대원을 선내로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현지시각으로 9일 오전 5시30분(한국시각 오후 6시30분)에 USCG에서 상황 브리핑을 갖고 구조를 시작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같은 관계자는 사고 원인에 대해선 “당시 바람이나 파도가 세지 않아서 (좌초 외에) 다른 원인을 찾기 쉽지 않다”면서도 “NTSB(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에서 조사해서 발표하기 전까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