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선사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동남아해역에서 창명해운의 파나막스 벌크선이 해적의 습격을 받아 선사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창명해운 8만1147t(재화중량톤)급 벌크선 <씨케이블루벨>(CK Bluebell
사진)호는 이날 오전 싱가포르에서 북동쪽으로 160km 떨어진 해상에서 해적의 공격을 받았다.
화물선은 브라질에서 옥수수를 싣고 15노트의 속도로 믈라카해협을 지나 인천으로 항해하다 피습을 당했다.
해적은 고속보트를 타고 20노트 이상의 속도로 화물선에 접근했으며, 일행 중 7명이 이날 한국시각으로 새벽 4시25분께 배에 올라 30분 동안 선원들을 폭행하고 현금 1만3300달러(약 1600만원)와 의류 신발 휴대폰 등 선원 개인소지품을 빼앗아 달아났다.
당시 화물선엔 한국인 4명 인도네시아인 18명으로 구성된 선원들이 타고 있었고 이 가운데 당직을 서고 있던 인도네시아인 2항사와 선장이 해적들로부터 맞아 경미한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승무원들이 자고 당직자만 남아서 운항을 하고 있던 새벽에 습격을 당해 선원들이 미처 시타델(선원대피처)로 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선박은 2011년 6월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됐으며 한국선급에서 선박검사증서를 취득했다. 선주배상책임보험(P&I보험)은 영국 브리태니어스팀십에 가입해 있다. 해적 피해를 당한 뒤 현재 목적지를 향해 정상 항해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10년간 동남아 해역에서 우리나라 선박과 선원이 피해를 입은 적이 한 번도 없었던 터라 이번 피습사건으로 선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시아 해역의 해적공격사례는 2015년 202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감소 추세를 보여왔다. 지난해는 82건이 보고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동남아 해적들의 특성이 피랍은 거의 없는 대신 배에 올라 좀도둑식으로 기기를 훔쳐가거나 현금을 빼앗아가는 생계형 범죄를 많이 일으킨다”며 “국적선사 보안책임자들에게 해적사고를 모두 전파했으며 내일(23일)께 이들과 만나 해적들의 동향정보를 공유하고 경계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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