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19 14:06

디얼라이언스 가입 현대상선, “아주항로 점유율 한자릿수로 낮춘다”

국적선사와 피더네트워크 협력 약속


현대상선이 국내 근해선사들과의 협력을 중단한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자칫 국적선사 간 갈등으로 비화될 뻔했던 사태가 봉합되는 분위기다. 

현대상선은 디얼라이언스 가입을 발표하기 나흘 전인 지난달 27일 국내 컨테이너선사 컨소시엄인 한국해운연합(KSP) 소속 선사들에게 전자우편으로 한 통의 공문을 보냈다.

“앞으로 독자적인 판단으로 사업을 영위할 것이며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는 경쟁사업자와의 정보교환과 회합 등을 일체 중단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와 함께 아시아역내 운임동맹인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동남아항로)와 한국근해수송협의회(한일항로)에 탈퇴신청서를 제출했다.

근해선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국민 혈세로 살린 현대상선이 외국선사와 손잡고 아주항로에서 국적선사들과 경쟁하려고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상황이 악화되자 현대상선은 이달 8일 “국내외 경쟁법 준수를 전제로 KSP 소속 선사들과 모든 분야에서 협력활동을 계속하겠다”는 내용의 서면 공문을 보내고 진화에 나섰다. 앞서 보낸 공문 내용에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해명이었다. 

하지만 근해선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더 이상 국내 대표 원양선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분위기였다.

현대상선은 결국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KSP 대표자들과 긴급회동을 갖고 자사의 섣부른 판단으로 촉발한 국내 해운시장 혼란에 다시 한 번 양해를 구했다.

이날 현대상선 배재훈 사장과 이정엽 상무(컨테이너기획본부장)는 국적선사들과의 협력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특히 근해선사들의 주무대인 “한국-아시아항로에서 점유율 두 자릿수를 넘기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현대상선의 동남아항로 점유율은 15%로 고려해운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이어 아시아역내항로의 선복을 추가적으로 늘리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 현대상선이 초대형선 투입으로 유럽항로에서 철수하는 4600TEU급 선박을 아주항로로 전환배치(캐스케이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한 대답이었다.

이정엽 상무는 “북유럽항로에 취항 중인 4600TEU급 선박 9척 중 4척을 초대형선 투입에 맞춰 곧바로 반선하고 5척도 추가로 반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2021년 인도받는 1만5000TEU급 선박의 경우 미동안 노선에 배선할 계획임을 전했다. 

현대상선은 10월 말 디얼라이언스의 노선 설계가 확정되면 이를 근거로 국적선사들과 피더네트워크 협력 논의를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고려해운 장금상선 등과 제휴 중인 인도항로도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가 싱가포르 익스프레스피더스를 이용하는 등 디얼라이언스 소속사들이 자체 피더선사를 두고 있는 터라 이들 선사와의 연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근해선사 한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국적선사와 피더서비스에서 제휴하기로 약속한 만큼 믿고 함께 협력할 계획”이라며 “현대상선이 앞으로 (근해선사와 경쟁하는) 아시아역내시장에서 벗어나 원양항로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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