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03 09:29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활성화로 국가경제를 살리자



요즘처럼 신문읽기가 두려운 시대가 없었다. 우리는 지금 세계적인 경제위기, 안보불안 속에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내우외환의 시기에 살고 있다. 자고나면 미국과 중국이 강도를 높여가며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고 얍삽한 일본은 반사적 이익을 챙기기 위해 미국과 밀착하면서도 중국과 정상회담을 통해 실리를 챙기는가 하면 또 러시아하고도 구원을 털고 궁합을 맞추면서 선수를 치고 있다. 여기에 북한에서도 중국,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통해 버팀목을 마련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오만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도 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어색한 관계를 해소해나가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경제가 점점 더 어려워지더니 급기야는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타고 있다. 요즈음 사람들을 만나면 한결같이 나라 걱정, 사업 걱정, 자신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태산 같아서 사는 것 같지가 않다고 한다. 살면서 걱정이 없었던 때는 좀처럼 없겠지만, 요즈음 그 정도가 심한 것 같다. 이러한 암울한 시기에 우리나라의 무역을 이끌어왔고 우리나라가 세계 7위의 무역대국이 되는데 원동력 역할을 해왔던 한국 국제상학회와 필자가 회장으로 있는 국제물류연구회가 공동으로 국가경제에 한줄기 빛을 선사할 수 있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전략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국가 대표급의 석학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루어져 우리나라의 정책적인 방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최근 미국과 일본, 독일, 그리고 핀란드 등 선진국들은 신성장동력으로서 중소기업의 역할을 새롭게 강조하고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에 많은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중소기업의 발전이 국가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라는 확고한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즉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이 수출증대 및 기업의 글로벌화 촉진과 성장, 그리고 국내 고용창출에 기여함으로써 국가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의식이 바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수출과 투자를 다각화하고 있으나, 수출과 해외직접투자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이다. 사실 지금까지의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역량이 부족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환경변화에 따라 중소기업도 글로벌화를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첫째, 제4차 산업혁명기술로 무장하기만 하면 거래비용이 감소해 중소기업이라도 단숨에 세계 적인 기업으로 부상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둘째, 세계시장이 통합, 가속화되는 속에서도 수없은 신시장이 발생하고 있어 중소기업일지라도 틈새시장을 확보하는 경우 새로운 성공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셋째, 글로벌 생산체제의 확산으로 인해 대기업의 글로벌 소싱이 일반화되고 있어 중소기업이 전문성만 가지면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정책을 재평가하고 중소기업 수출과 투자 결정요인을 분석하는 한편,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지원방안을 면밀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제도를 재조명하고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지원방안에 대해 중지를 모아야 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현황을 살펴보자. 우선 중소기업의 수는 354만개로서 전체 사업체 수의 99.9%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종사자수의 88%를 차지하고 있으나 부가가치는 48%에 불과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매년 1080억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해 우리나라 총 수출액 6049억달러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수출에 참여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전체 2.6%에 불과한 9만4000개의 기업이며 수출품목수는 평균 4.8개, 평균거래국가는 3.3개국이다. 중소기업의 수출참여는 기업의 성장과 더불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으며 혁신역량을 강화하게 된다. 같은 중소기업이라 할지라도 수출기업과 순수한 내수기업은 1인당 임금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바 전자는 7800만원, 후자기업은 5900만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7년 7월 26일자로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존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중소기업청을 중앙행정조직인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시켜 신설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2022년까지 전자상거래 수출기업 1만5000개 육성, 수출유망 핵심기업 5000개 창출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8가지 정책과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수출바우처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내수 중소기업을 수출기업화하고 초보기업, 유망기업을 글로벌 강소기업, 월드 클래스 기업으로 육성하는 정책으로서 이를 위해 연간 1000억원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해외네트워크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마케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중소기업 동반진출 프로그램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1월, 4월, 6월 사업공고를 내고 중소기업의 신청을 받아 심의 조정을 거쳐 시행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전자상거래 수출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정책으로서 아마존 등 해외쇼핑몰을 이용해 수출하던 중소기업들을 위해 388억원의 예산을 투입, 국내 온라인 수출쇼핑몰을 통한 판매대행, 중소기업이 스스로 독립몰을 신설해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네 번째로는 수출인큐베이터제도로서 전 세계 14개국의 주요도시에 사무공간과 공동시설을 마련해 사무실과 마케팅, 법률, 회계 전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섯 번째로 스타트업 바우처제도로서 창업 7년 미만의 스타트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위해 해외마케팅시 최대 3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여섯 번째로 연간 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해외규격인증획득 지원을 통한 중소기업의 해외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일곱 번째로 지방 중소벤처기업청에 중소기업 수출지원센터를 설립해 중소기업의 수출애로를 해소하고 원활한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여덟 번째로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공동개척사업으로서 연간 15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시회, 수출상담회 등 각종 해외전시회 참가 및 파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중소벤처기업부의 획기적인 정책추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수출증가율은 2.5%에 불과해 총 수출증가율 5.4%의 절반에도 미치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현재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진출지원정책이 350만개의 중소기업인들에게 충분히 홍보가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물론 중소기업의 역량부족과 부처간의 협력부족 등도 큰 원인 중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중소벤처기업부는 무엇보다도 먼저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정책에 대해 전체중소기업들에게 홍보해야 한다. 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글로벌시장 진출지원정책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해외진출에 용기를 가지고 나설 수 있게 해야 한다. 기술역량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만족하고 있음에도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지원제도나 정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망설이는 업체들을 발굴해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교육과 훈련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이 지금의 18%에서 독일처럼 30%가 넘어야 한다. 두 번째로 해외진출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시스템의 개발 및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외국진출기업이 외국에서 구매오더를 받은 경우 납품시 까지 이들을 위한 금융지원제도가 필요하다. 세 번째로 중소기업들의 자체적인 역량강화 노력이 긴요하다. 자사의 제품속성, 기술, 운영방식 등을 최대한 활용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전문성 강화를 통해 글로벌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네 번째로 국내시장의 규모가 협소하거나 포화상태에 도달한 업종에 종사하는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를 중심으로 한 다부처간의 협력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이미 세계적인 기술수준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에서 이전투구를 벌리고 있는 엔지니어링 업종, 건설산업, 물류산업에 종사하는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활로를 개척하기 위한 범부처적인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이들을 위해 해외정부가 발주하는 재정사업이나 PPP사업에 관한 정보를 신속히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다섯 번째로 우리나라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마련돼 운영되고 있는 보세공장제도, ODA사업, EDCF사업 등에 대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훌륭한 제도와 시스템이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부족으로 혜택을 보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이 의의로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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