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4차산업혁명이란 말이 유행이다. 4차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ICT)과 전통산업의 융합으로 산업 간 경계가 사라지고 새로운 기술혁신이 가속화되는 시대를 일컫는다. 인공지능(AI) 드론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3D프린터 블록체인 로봇공학 가상현실(VR) 등 그동안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첨단기술들이 우리의 일상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세계 산업계는 4차산업혁명으로 큰 격랑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포럼은 2016년 연차보고서에서 향후 5년간 5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전망했고 옥스퍼드 마틴스쿨 보고서는 20년 안에 현재 직업의 47%가 소멸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통적으로 내수 중심의 유통물류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드론을 배송에 이용하고 로봇을 물류현장에 도입하는 실험이 한창 진행되고 있고 무인선박 무인자동차 등 인간의 조종을 받지 않는 운송수단의 상용화가 그리 멀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물류와 IT와의 융합이 부가가치 창출과 미래 신성장동력의 핵심과제가 된 셈이다. 이른바 ‘유통물류산업 4.0’ 시대다. 궤를 같이 해 IT와 유통 물류를 통섭한 전문 인재 양성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숭실대학교 물류 분야 교육과정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숭실대는 정부의 차세대 유망 신산업 인재 양성사업인 창의산업융합 특성화대학원으로 선정된 뒤 2016년 9월 국내 최초로 유통과 물류 IT를 융복합한 산학연계형 학과를 발족했다. 바로 일반대학원에 개설된 IT유통물류학과다. 특성화대학원 중 물류 관련학과가 개설된 곳은 숭실대가 유일하다.
IT유통물류학과엔 현병언 주임교수를 비롯해 김길섭 교수, 최형광 교수와 12명의 참여교수, 6명의 겸임교수가 교수진을 구성하고 있다. 현 교수와 김교수가 유통과 물류, 최 교수가 IT공학을 각각 담당한다. 겸임교수진엔 유통물류기업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박연우 풀무원 부사장과 윤의식 한국물류연구원 부원장, 백인수 롯데 물류전략이사, 신서영 무역협회 실장이 그들이다. 이정민 초빙교수는 오라클 출신의 인공지능 전문가다.
특성화대학원 유일 물류학과 개설
이 학과 김길섭 교수는 앞으로 제조업이나 서비스산업을 불문하고 새로운 IT 융합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혁신은 물론 치열한 경쟁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상과 현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이라는 전통 영역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이젠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 등 모든 채널을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연계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옴니채널을 구축해야 한다. 유통이나 물류도 마찬가지다. 전통적인 유통물류 개념이 희미해지는 실정이다.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했던 아마존이 세계 굴지의 물류기업으로 도약하지 않았나? 우리나라 쿠팡이나 신세계도 IT와 물류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유통과 물류에서 앞서 있더라도 IT와 접목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 된 거지. 유통이 앞바퀴, 물류가 뒷바퀴, IT가 엔진이 돼 하나로 움직여야 한다.”
김 교수는 무역협회에서 30여년간 근무하며 화주들의 공급망 개선에 힘쓴 물류전문가다. 협회를 퇴임한 뒤 자신의 전문성과 경험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기회를 찾던 중 물류와 IT를 결합한 숭실대의 혁신적인 시도에 끌려 교수직을 지원했다.
“최근 시장 환경 변화로 물류나 유통 쪽에선 오히려 관리인력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반면 전체적인 물류시스템을 지휘하는 IT 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형편이더라. 아마존이나 쿠팡을 보더라도 물류인력이 아닌 IT인력을 대거 뽑고 있다. IT를 모르고선 물류업계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된 거지. 유통과 물류 전자상거래 SCM(공급망관리) 등 전통 물류를 비롯해 옴니채널마케팅이나 O2O(온오프라인 연계) 로봇 블록체인 등 4차산업혁명의 핵심 IT기반기술을 고루 갖춘 융합형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점이 우리 학과의 가장 큰 매력이다.”
풍부한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졸업 후 폭 넓은 취업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솔로지스틱스 해우GLS 삼영물류 아세테크 통합물류협회 체인사업협동조합 들이 숭실대 IT유통물류학과와 산학협력제휴를 체결한 물류 업·단체다. 곰TV나 식신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등 IT업체들도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관련단체나 학과 동문들이 운영하는 가족기업과도 긴밀한 네트워크를 맺고 취업과 창업을 지원한다.
후기 석사과정 모집
김 교수는 IT유통물류학과가 6월5일부터 17일까지 2019 후기 석사과정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2년 4학기제 석사과정으로 학부 전공과 관계없이 4년제 대학 졸업자나 예정자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그는 저렴한 학비로 IT물류 융합 학문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미래 신산업·서비스분야의 융복합을 주도해나갈 인재 양성을 위해 5년간 특성화대학원 과정에 20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매학기 15명 안팎의 석사급 입학생들에게 정부예산으로 장학금이 지급된다. 재학 중 산학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매달 연구보조비 지원 혜택도 받을 수 있어 경제적 부담이 없다.”
그는 “유통 물류 IT가 유기적으로 합쳐지고 있는 추세지만 유통과 물류를 공부한 사람은 IT를 모르고 IT를 배운 사람은 유통과 물류를 모르는 게 현실”이라며 “융합형 인재를 양성해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서비스 혁신을 주도하는 리더로 배출하는 게 우리 과의 목표”고 말했다. 신입생 모집에 대한 궁금한 사항은 대학원 학과사무실(02-828-7023)로 문의하면 된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