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역내항로 컨테이너선사인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이 통합을 확정지었다.
장금상선 정태순 회장과 흥아해운 이윤재 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컨테이너선사업 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이날 체결한 통합 기본합의서는 지난해 4월 체결한 ‘해운사업 재건을 위한 한국해운연합(KSP) 2단계 구조 혁신 기본합의서’의 후속 조치로, 컨테이너사업의 통합방식 통합일정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합의서에 따르면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급격한 통합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2단계로 통합을 진행할 계획이다. 1단계로 각각 컨테이너선 부문과 동남아항로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통합법인을 설립한 뒤 2단계로 장금상선의 나머지 정기선 부문을 통합법인과 합치는 방식이다. 올해 10월1일까지 1단계 통합을 마친 뒤 내년 말까지 2단계 통합을 마무리하게 된다.
두 회사의 통합법인 지분율은 5 대 5를 원칙으로 하되 객관적인 가치평가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해운업계 안팎에선 양 사의 자산 규모에 미뤄 지분율은 장금상선 70%, 흥아해운 30%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 대상이 되는 자산과 부채는 두 회사 간 별도 합의를 통해 확정하게 된다.
컨테이너선 사업의 핵심역량이라고 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의 경우 1단계 통합에서 장금상선 전산시스템을 사용하다가 완전 통합 후 자체 시스템을 개발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통합에 앞서 이달 15일부터 통합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장금상선이 입주해 있는 해남빌딩 맞은 편에 새로 지어진 해남2빌딩에서 흥아해운 컨테이너선부문과 장금상선 동남아항로부문이 둥지를 틀고 업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두 회사는 이날 통합 합의서와 별도로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컨테이너사업 통합을 위한 금융지원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공사는 원활한 통합 이행과 통합 법인의 적정 자본 규모 확충을 위해 금융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로써 국내 근해 컨테이너시장은 고려해운과 통합법인 2대 중형선사와 다수의 소형선사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통합법인은 매출액 1조5000억원, 선복량 8만8000TEU의 세계 19위 컨테이너 선사로 도약한다. 국내에선 현대상선의 43만7000TEU, 고려해운의 15만2000TEU에 이어 3위 규모다. 7만6000TEU의 SM상선을 포함해 우리나라는 세계 20위권에 4개 선사를 포진시키게 됐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장금상선과 흥아해운 간의 통합은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재편돼 경쟁력을 회복해 나가는 데 초석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해운재건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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