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항공화물시장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31개월만에 0%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매월 후진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교역 및 경제지표 부진이 항공화물 수송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2월 전 세계 항공사가 취급한 화물수송량 증가율(FTK·톤킬로미터)은 전년 동월 대비 -4.7%로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IATA는 세계적인 무역분쟁과 더불어 글로벌 경제활동 및 소비자신뢰지수 악화가 화물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특히 제조·수출업계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해 9월부터 감소세를 보이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IATA 알렉산드레 드 주니악 사무총장은 “화물시장은 지난 4개월 동안 적은 물량이 실리면서 지난해보다 침체기에 놓여 있다. 수출약세, 소비자신뢰지수 악화 및 무역분쟁 여파 등으로 당장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전자상거래와 특수화물 증가는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에 따른 교역감소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5.5%의 점유율로 세계 최대 항공화물시장을 자랑하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은 -11.6%까지 곤두박질치며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1월 -3.6% 대비 8%포인트(p) 감소한 수치다. IATA는 “아태지역 수출제조기업의 경영환경이 악화됐고, 계속되는 무역분쟁과 중국경제의 회복 부진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23.6%의 점유율의 북미지역은 -0.7%로 집계됐다. 전달 3% 대의 성장률로 주요 6개 지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거뒀던 이 지역은 2016년 중반 이후 처음으로 역신장했다. 그동안 미국 경제와 소비자지출 강세 등에 힘입어 이 지역은 성장률 호조세를 보였지만, 최근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23.3%의 점유율을 기록한 유럽지역은 전달에 이어 1% 역신장했다. 유럽에서 최대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독일의 수출제조환경이 악화된 데다, 무역분쟁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 등이 수요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중동지역은 -1.6%로 나타났다. 북미를 오가는 계절성(seasonally adjusted) 수요의 하향화 추세가 명백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아프리카는 -8.5%로 전달 플러스 성장(1%)에서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 지역도 계절성 수출입화물이 최고 성수기를 띠던 2017년 중반과 비교해 침체한 상황이다.
중남미는 주요 6개지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중남미지역의 경제적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일부 핵심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월 국내외 공급량(AFTK·화물공급성장률)은 전년 동월 대비 2.7% 늘어났고, 화물적재율은 지난해 동월 대비 3.2%p 줄어든 44.8%로 집계됐다.
올해 1~2월 FTK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1%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성장률은 북미와 중남미가 각각 1.5%로 가장 높았고, 아시아태평양이 -7.9%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뒤이어 아프리카 -3.6%, 유럽 -1.9%, 중동 -0.9% 순이었다.
같은 기간 국내외 공급량은 3.8% 늘어났으며, 화물적재율은 3.2%p 줄어든 44.8%를 기록했다.
여객시장 5.3%↑ 유럽 성장률 가장 높아
여객시장은 1월에 이어 2월에도 성장세가 계속됐다. 2월 여객 수송실적(RPK·유상여객킬로미터)은 5.3%를 기록하며 장기 평균 성장률과 비슷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중동(-0.9%)을 제외한 5개 지역이 모두 성장세를 거둔 가운데, 유럽이 7.3%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거뒀다. 뒤이어 아시아태평양 6.3%, 중남미 5%, 북미 4.2%, 아프리카 2.8% 순이었다.
2월 국내외 공급(ASK·유효좌석킬로미터)은 5.4%였으며, 탑승률은 0.1%p 후퇴한 80.6%로 집계됐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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