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을 이끌 새 수장에 배재훈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현대상선은 27일 서울 연지동 사옥 대강당에서 개최된 제4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배재훈 내정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한 데 이어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신임 배재훈 대표이사는 지난 7일 산업은행 등으로 구성된 현대상선 경영진추천위원회로부터 최고경영자(CEO) 후보자 최종 결정 통보를 받았다. 이후 현대상선을 방문해 임원진들과 상견례를 마친 후 해운업계 시장상황 등 경영여건을 살펴보고 현안을 파악해 왔다.
배 대표는 1990년 LG반도체 마케팅 담당을 거쳐 1997년 LG반도체 미주지역 법인장, 2004년 LG전자 MC해외마케팅 담당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2010년 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범한판토스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물류회사 CEO를 6년간 성공적으로 역임한 물류전문가로서 영업 협상력·글로벌 경영역량·조직 관리 능력 등을 겸비했다”며, “고객인 화주의 시각으로 현대상선의 현안들에 새롭게 접근함으로써 경영혁신 및 영업력 강화를 이끌고, 글로벌 톱클래스 해운사로 도약하기 위한 기틀 마련에 모든 임직원이 최선의 노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창근 전 사장이 의장을 맡아 진행된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배재훈 대표이사를 비롯해 박진기 컨테이너사업총괄(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윤민현 전 장금상선 상임고문과 송요익 전 현대상선 컨테이너총괄부문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기존 사외이사 중 김규복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은 재선임됐다. 이날 선임된 사내외이사의 임기는 모두 2년이다.
유창근 사장, 김수호 컨테이너사업총괄(전무), 김만태 관리총괄(전무) 등 총 3명은 해임됐다. 임기가 모두 2년 남았지만 지속되는 적자에 유 사장은 최근 사의를 밝혔고, 나머지 경영진도 모두 교체됐다.
전준수 한국해양대 석좌교수와 황영섭 AON BGN 상임고문, 전석홍 오토비스코리아 대표이사 등 기존 사외이사 3명은 임기만료로 물러났다. 이로써 현대상선 이사진은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에서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 등 총 5명으로 축소됐다.
올해 이사보수한도는 20억원으로 동결했다. 지난해엔 20억원 한도 중 9억2000만원이 집행됐다.
유창근 전 사장은 주총을 끝으로 별도 퇴임식 없이 회사를 떠났다. 유 전 사장은 총회 인사말에서 “미중 통상 마찰로 인한 경기 둔화의 리스크, 저유황유 사용 강제화에 따른 할증료 부과 문제 등이 우리 앞에 놓여있지만, 현대상선 전 임직원은 올 한 해 영업력 강화에 열과 성을 다해 결전의 2020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승인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해 별도 기준으로 매출액 5조528억원, 영업이익 -5860억원, 당기순이익 -8052억원을 각각 냈다. 1년 전에 비해 매출액은 2.6% 증가하고 순이익은 적자 폭을 줄인 반면, 영업이익은 적자가 확대됐다. 2017년엔 매출액 4조9258억원, 영업이익 -4181억원, 순이익 -1조207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부문별 매출액에선 컨테이너선이 2017년 4조4065억원에서 4조6133억원으로 4.7% 늘어난 반면, 벌크선은 4914억원에서 4209억원으로 14.3% 감소했다. 수송물동량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450만TEU를 기록했다.
이날 총회엔 전체 주주 10만1058명 3억1566만3684주 중 45.31%인 196명 1억4301만9364주가 출석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