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호주항로는 운임이 소폭 떨어진 약세 시황을 연출했다. 중국시장에서 공급이 늘어난 데다 춘절(설) 연휴 직후 화물량이 급감한 게 배경이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이달 1일 상하이발 호주 멜버른행 운임은 TEU(20피트컨테이너)당 532달러로, 지난달 4일 612달러에서 4주 연속 하향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같은 달 유례없는 호황으로 1400달러대를 기록했던 운임보다 65.2% 감소한 수준이다. 올해 1월 호주·뉴질랜드항로에 대해 SSE는 “전통적인 성수기임에도 물동량 수요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선복 공급 초과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선사 대부분이 운임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발 운임 역시 2월 초 기준 소폭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선사들이 밝힌 2월 한국발 운임은 최소 400달러대 후반에서 최대 600달러대를 형성했다. 뉴질랜드행 운임 또한 호주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800~1000달러였던 걸로 파악됐다.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은 이달 내내 80~100%를 유지했다. 일부 선사들은 춘절 연휴에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을 시행해 연휴 직후의 물량 급감에 방어했다.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APL 에버그린 양밍 현대상선 등으로 구성된 ‘NEAX’ 컨소시엄은 2월 1~2주 연속 결항으로 선복을 조절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2주 연속 결항하다보니 소석률은 모두 100%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OOCL ANL 코스코로 구성된 ‘A3’의 경우 이달 임시결항을 시행하지 않았다. 선사 관계자는 “춘절 기간에 중국발 노선에서 2주 연속 임시결항을 시행하면서 일부 화물이 한국발 노선으로 넘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중국 노선에서의 선대 확장이 이뤄지면서 시작된 공급 초과 현상은 춘절 전후로도 계속되고 있다. SSE에 따르면, 1월 2주차 기준 상하이발 호주·뉴질랜드행 소석률은 평균 80%을 기록, 밀어내기 화물로 인한 춘절 특수 조차 일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발 물량이 부족하면 그만큼 한국쪽 선복 할당량을 늘려야 해 시장이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비수기를 맞아 다음달에도 운임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항로는 전통적으로 상반기까지 부진하다 하반기에 성수기를 맞는다. 한 선사 관계자는 “아시아-호주항로에서 한국발 물량은 변화가 미미하므로, 관건은 중국발 수요에 있다”며 “다음달 예정된 블랭크세일링은 없지만, 수요가 부진할 경우 운임 하락 방지 차원에서 운항 일정이 조절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호주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2.9% 3.1%로 예측했다. 호주 재무부 또한 2.75% 성장할 거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와 공공투자가 성장세를 견인할 거란 예측이다. 이 국가는 지난 27년간 2%대의 안정적인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호주는 지난해 말 발효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소속되면서 6개 비준국에 대한 약 90억달러 규모의 수출 관세를 철폐했다. 우리나라 역시 CPTPP 가입 여부를 검토 중이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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