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16 18:55

‘증가? 감소?’ 수출입 항만물동량 전망 엇갈려

환적화물 성장률 ‘맑음’



올해 국내 수출입 항만물동량을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왔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예측을 근거로  3.4% 증가할 거란 전망과 최근 성장 부진을 배경으로 올해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부정적인 견해가 한 날 같은 연구소에서 나왔다.

지난 10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2019 해양수산 전망대회’ 항만 세션의 주제발표를 맡은 KMI 김우선 항만수요예측센터장은 “올해 전국 컨테이너 항만의 물동량은 지난해보다 3.7% 증가해 2999만TEU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우선 KMI 항만수요예측센터장



김 센터장은 “2019년 GDP 성장률이 2.7%로 전망됐다. 이대로라면 설비투자와 수입이 늘어나 수출입 물동량 3.4%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적물동량은 주요 교역국인 미국 중국 일본 등의 경기 호조가 예상되면서 4.5% 늘어날 것으로 파악됐다. 김 센터장은 “물동량이 꾸준히 늘고있는 만큼 국내 주요 컨테이너항의 선석생산성이 다른 국가 항만에 뒤처지지 않도록 항만 시설능력을 확충할 장·단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항만산업을 전망하는 발표를 진행한 KMI 하태영 항만정책연구실장은 올해 수출입물동량 실적에 다소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수출입 물동량이 지난해 상반기에는 회복세를 보이다 하반기에 다시 0% 성장을 기록했다”며 “올해 물동량 성장세가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환적 물동량의 경우 지난 2017년 최저점을 찍었지만, 지난해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10년 간 국내 항만 물동량은 연평균 4.9%의 증가율을 거뒀고 이 중 환적물동량 증가율은 6.8%로 전체 물동량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항만산업 화물 운송기여도 ‘하락세’

 

▲ 하태영 KMI 항만정책연구실장


이어 하 실장은 국내 항만 물동량이 지속적인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우리나라 수출입화물의 운송기여도는 점점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교역의 99%에 달하는 물량이 해상을 오가지만, 운송금액에서의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에 전체 무역 화물의 운송금액에서 항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79%였던 반면, 지난 2017년엔 70.3%, 지난해에는 69.6%로 하락했다.

항만을 통해 나간 화물의 무역수지 또한 지난 2012년에 135억달러(약 15조1300억원)로 흑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86억달러(9조6400억원)로 대폭 하락했다. 반면, 항공화물의 무역수지는 지난 2011년 64억달러(7조1700억원)에서 지난해 613억달러(68조7200억원)로 9배 이상 폭증했다. 그는 “항만산업의 물동량 등 양적 측면의 성장 외에도 금액 가치의 성장을 위한 방안도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2019년 키워드 ‘남방·북방정책’ ‘디지털항만’


올해 우리 정부에서 추진할 항만투자·운영 정책들은 전 세계적인 추세인 동남아시아 및 신흥국 인프라 투자 확대와 항만 터미널 통합, 자동화·디지털화 등과 발 맞춰 진행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신남북방 정책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항만운영 시스템의 고도화와 청정·안전 항만 구축 등을 핵심 과제로 삼아 각종 전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 김찬호 KMI 항만투자운영연구실장



2019년 항만투자운영정책과 전략의 전망을 발표한 KMI 김찬호 항만투자운영연구실장은 “해양수산부에서 지난 2009년부터 해외 항만 진출 사업을 진행해온 데 이어 2017년부터는 신남북방 정책으로 베트남 등 해외 인프라 건설 사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해수부에서는 항만 인프라 건설의 해외 진출에 중점을 두는 반면에 아세안 국가들은 항만 운영, 인력 개발동의 지원을 원한다. 해수부에서는 이들의 요구를 파악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투트랙 전략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독일 함부르크항과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등에서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항만에 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을 활용해 물류기능만 담당하던 항만에서 벗어나 ‘다기능 서비스’ 중심 거점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 실장은 “지난해 12월 IBM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 등을 응용한 디지털 항만이 구축될 경우 화주의 물류비용이 20% 절감될 것으로 파악됐다”며 “디지털화는 우리 항만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항만 부지를 이용한 수소에너지의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고, 항만 내 안전관리 장비 구축을 위해 청정·안전항만 구축도 향후 필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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