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발효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규제 강화는 올해 전 세계 해운사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IMO는 전 세계 해역에서 선박들이 배출하고 있는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3.5%에서 0.5% 이하로 낮추는 규제를 시행한다.
SOx 배출 규제를 앞두고 전 세계 해운업계는 세 가지 선택지를 놓고 갈림길에 섰다. 선주들은 강화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저유황유(MGO) 또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선박의 주 연료로 사용하거나 저감장치인 스크러버를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규제 시행을 앞두고 해운사들은 해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선사들의 대응 방법은 제각각이었다. 스위스 MSC는 120척의 자사 선대에 스크러버의 도입을 결정했고, 대만 에버그린도 운항 선박 70척에 스크러버를 설치할 방침이다.
우리나라 현대상선은 나스닥 상장 캐피털사인 프로덕트파트너스로부터 용선하는 5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에 스크러버를 설치한다. 현대상선은 스크러버를 설치하고 운항하는 2020년 이후 일일 용선료를 4900달러씩 추가로 지불하게 된다. 현대상선은 현재 27척에 스크러버를 설치할 계획이다. 신조 중인 2만3000TEU급 선박 12척도 여기에 포함된다.
프랑스 CMA CGM은 스크러버 선박 20척을 도입하는 한편 LNG 추진선 15척을 신조 중이다.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은 전체 운항 선단에 저유황유를 사용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스크러버 시범운영을 실시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는 상황이다. 일본 3대 선사 컨테이너선사업 통합회사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규제에 적합한 혼합유를 사용한다는 내용의 대응지침을 지난 9월 발표했다.
선사들은 스크러버 설치와 저유황유 도입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스크러버는 척당 200만~500만달러의 비용이 발생되며 설치를 위해 약 3~5주가 소요된다. 문제는 장착해야 할 선박은 수천 척에서 수만 척에 달하는 반면 생산되는 스크러버는 500개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로이즈리스트는 “스크러버의 어떠한 장점과도 관계없이 대부분 컨테이너선은 2020년에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할 것”이라며 “2021~2025년에는 스크러버를 설치하는 선박이 늘어날 수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저유황유가 선사들에게 최적의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유황유 추가비용은 2020년부터 연간 117억달러(약 13조2200억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 7년간 주요 컨테이너선사의 수익을 초과하는 수치다. 선사들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규제 도입을 연기하거나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 트럼프행정부는 IMO가 2020년부터 시행하는 SOx 규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규제 도입으로 연료유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그 배경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 대변인은 “IMO 합의를 철회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규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된다면 해운·자원시장의 혼란은 좀 더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등에서 각국 대표에게 규제 연기를 적극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IMO는 “미국이 2020년의 도입 기한을 놓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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