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화주인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가 국적선사 이용 비율을 높이는 데 합의했다.
한국선주협회와 한국해운연합(KSP)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현대자동차와 LG 삼성전자의 물류자회사인 현대글로비스 판토스 삼성SDS와 ‘선화주 기업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서는 선사와 화주가 컨테이너 분야 장기운송계약 확대와 공정하고 투명한 계약을 통해 수출입 화물의 국적선 적취율을 제고하기로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선사는 효율적인 해상운송을 위해 노선 신설과 서비스 공급망 확대에 힘쓰고 화주는 신규 노선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 화물을 보장할 계획이다.
또 계약 이행이 곤란할 경우 최소 1개월 전에 선사와 화주가 협의해 조정하는 등 공정한 거래 관행을 정착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수출입 화물운송 수탁자인 해운선사와 위탁자인 대형 물류자회사가 공식적으로 맺은 첫 제휴란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협약서를 교환한 대형 물류자회사의 국적선 이용 비율은 삼성SDS를 제외하고 50%를 크게 밑도는 상황이다.
행사엔 선주협회 이윤재 회장, KSP 대표를 맡고 있는 장금상선 정태순 회장을 비롯해 고려해운 신용화 사장, 남성해운 김용규 대표, 두우해운 서계우 부사장, 범주해운 노점구 부사장, 팬오션 추성엽 대표, 현대상선 유창근 사장, 흥아해운 이환구 부사장, SM상선 김칠봉 사장 등 주요 선사 임원이 대거 참석해 선화주 상생협력의 출발을 알렸다.
화주 측에선 현대글로비스 김정훈 대표이사, 삼성SDS 홍원표 대표이사, 판토스 최원혁 대표이사가 나와 협약서를 교환했다.
김정훈 대표는 “해수부의 중매자 역할로 선화주 협력의 자리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국적선사가 앞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화주가 가장 바라는 부분은 가격경쟁력인데 다른 국가에서 어떻게 이를 확보하는지 연구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순 회장은 “국적선사의 서비스가 세계적으로 일류 수준이라 할 순 없지만 우리나라만 놓고 보면 국적선사는 무역항 12곳을 모두 들어가는 반면 외국선사들은 4곳밖에 안 들어간다”며 “우리만의 강점이 있기 때문에 국적선사가 크면 화주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해양수산부 김영춘 장관도 행사장에 참석해 선사와 화주를 격려했다. 김 장관은 해운시장의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을 위해 각종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해수부는 상생과 공정거래 정착에 기여하는 선사와 화주에게 우수선화주 인증을 부여하고 통관과 세제 보증 등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안정적인 화물 확보와 신뢰성 있는 요금 구조를 확산하기 위해 장기운송계약을 명문화하고 표준계약서를 보급하는 정책도 추진한다 . 김 장관은 또 선사와 화주 어느 한 쪽이 일방적인 갑질을 하지 못하도록 제도화하기 위해 해운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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