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 세계 항공사가 취급한 화물수송실적(FTK·화물톤킬로미터)이 전월 수준을 유지하는 데 머물렀다. 지난 몇 개월간 재고물량이 충분히 확충된 까닭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세계 항공화물 성장률은 지난해 8월 대비 2.3% 증가해, 전월 2.1%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역별 성장률은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지역이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환대서양항로인 유럽과 미국의 수요가 두드러졌다.
점유율 24.2%를 차지하는 유럽지역은 3.7%의 성장률(국제+국내선)로 주요 6개 지역 중 가장 실적이 좋았다. 독일을 중심으로 주요 국가의 수출수주가 약세를 띠고 있지만, 미국의 경제호황과 아시아와의 교역 증가가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유럽지역과 미국의 교역이 증가하자, 북미지역 항공사도 큰 수혜를 입었다. 북미지역은 2.8%의 성장률로 유럽의 뒤를 이었다. 계절성 수요와 제조업계의 공급망 병목현상이 어우러지면서 항공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평가다.
3위 중동지역은 아시아-유럽지역 교역이 늘어나면서 2.2%의 안정적인 성장을 거뒀다. 4위는 아시아태평양과 중남미지역으로, 각각 1.6%의 성장률을 띠었다.
세계 항공화물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아시아태평양은 계속되는 무역분쟁으로 실적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일본과 중국 제조업체들의 수출이 약세를 띠고 있어, 성장세를 거두던 몇 년 전과 비교해 크게 침체돼 있다.
중남미지역은 일부 지역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8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는 8월에도 역신장세를 이어갔다. 이 지역 8월 성장률은 지난해 동월 대비 7.1% 뒷걸음질 쳤다. 최근 6개월(3~8월) 중 4월 5.6%를 제외하면 모두 역신장세다.
8월 국내외 공급량(AFTK·유효화물톤킬로미터)은 전년 동월 대비 4.5% 증가했다. 전월 3.9%보다 소폭 오른 수치로, 연간 수요 성장률보다 빠르게 늘어났다.
공급 증가율이 수요를 앞지르면서 화물적재율(로드팩터)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화물적재율은 전년 동월 대비 0.9%포인트(p) 감소한 42.2%로 집계됐다. 6개 전 지역의 적재율이 지난해 8월에 비해 역신장세를 기록했다. 아시아태평양이 53.4%로 가장 높았고, 유럽이 42.4%, 중동이 41.4%, 미국이 34.5%, 중남미가 32.9%, 아프리카가 19.7% 순이었다.
수출수주건수 있지만…항공수송 이용할까
1~8월 FTK 성장률은 4%로, 5개년 평균치인 5.1%와 비교해 부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보호무역 여파로 제조업에 강세를 띠는 국가들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은 게 원인으로 지적됐다. IATA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를 뜻하는 PMI를 놓고 보면 지수가 50 이상으로 양호한 신규 수출수주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항공수요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 성장률은 중남미가 8%로 가장 높았고, 북미가 4.6%, 중동이 4.1%, 유럽이 3.9%, 유럽이 3.9%, 아시아태평양이 3.7%, 아프리카가 0.3%였다.
IATA는 “(1~8월) 수요 성장세가 4%로 침체했지만, 계절성(seasonally adjusted) 수요가 본격화된 시기에는 물동량이 늘어난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한 지난 2016~2017년과 비교하면 크게 침체된 상황이지만, 십여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고 낙관적인 입장을 내놨다.
AFTK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 증가했으며, 화물적재율은 0.3%p 하락한 44.1%로 집계됐다.
IATA는 높은 수준의 소비자신뢰지수, 글로벌 투자 활성화, 전자상거래 확대 등을 이유로 향후 항공화물시장을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이 단체는 “소비자심리지수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세계적으로 투자가 활성화됨에 따라 항공물동량이 꾸준히 상향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연초부터 제조업계의 수출계획도 호조세를 띠면서 수요 성장을 이끄는 요인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성수기효과 여객시장…8월 역대 최고치
여객시장은 성수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8월 전 세계 여객수송실적(RPK·유상여객킬로미터)은 전년 동월 대비 6.2% 증가했다. 지역별로 아시아태평양은 지난해 동월 대비 9.4%의 증가세를 보여 가장 높은 성장률을 거뒀고, 중남미가 5.3%, 북미가 5%로 뒤를 이었다.
공급(ASK·유효좌석킬로미터)은 5.5%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탑승률은 0.7%p 상승한 85.3%로 집계됐다. IATA가 시계열 분석을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이다.
1~8월 수송실적은 6.8%의 성장률을 거뒀으며, 공급은 5.9% 늘어났다. 탑승률은 0.7%p 상승한 82.4%로 집계됐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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