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항공사가 취급한 화물수송실적(FTK·화물톤킬로미터)이 두 달 연속 침체의 길을 걷고 있다. 특히 6월 실적 부진은 일본계 항공사인 일본화물항공(NCA)의 이륙금지 조치 영향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6월 세계 항공화물수송실적 성장률은 2.7%를 기록해 5개년 평균치인 5.1%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IATA는 “일본 항공실적 침체가 대거 반영돼 연간 FTK성장률이 최대 0.5%포인트까지 줄어들었다”며 “7월 실적에는 서비스 재개로 정상적인 수치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계 화물기 전문 운영사인 일본화물항공이 항공기 유지관리기록을 조작한 게 정부에 발각되면서 이 항공사가 운영하던 B747 화물전용기 11대는 격납고에서 정부 조사를 받아왔다. 일본 해운사 NYK의 자회사인 일본화물항공은 일본항공(JAL) 전일본공수(ANA)의 뒤를 잇는 대형 화물항공사로, B747-400F 3대와 B747-8 8대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급작스런 이륙금지조치에 계약화주들은 대체방안 마련에 분주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륙금지 영향으로 최소 300t의 화물이 증발됐다. B747F 화물기 3대와 맞먹는 규모다. IATA는 7월부터 일본화물항공이 서비스재개에 들어간 점을 들어 7월 실적은 제대로 반영될 거로 전망했다.
올해 화물시장 전망에 대해 IATA는 “상반기 성장률이 4.7%를 유지한 점에서 연말까지 4%를 유지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글로벌 무역분쟁이 심화되고 있어 침체리스크도 상존한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외 전지역 화물성장세 유지
지역별 성장률은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지역이 성장세를 이어갔다. 점유율 21%에 달하는 북미지역은 총 성장률(국제+국내선)에선 3.8%의 성장률을 내는 데 그쳤지만 국제노선만 놓고 보면 주요 지역 중 가장 높은 5.9%의 성장률을 거뒀다. 미국 경제가 활황세를 띠고 있고, 미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효과가 수입물동량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 제조업 공급망의 병목현상 심화도 항공화물을 늘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전 세계 항공물동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은 1.5%의 성장률을 거두는 데 그쳤다. 수출입지표를 나타내는 국제시장의 경우 1.1%에 그쳐 17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해 실적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탓이다. 또 최근 부상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정책이 실적 부진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유럽계 항공사들이 취급한 화물실적은 3.3%였으며, 중동계는 3.8%를 기록했다. 가장 높은 성장세를 이어간 중남미지역은 5.9%를 거두는 데 그쳤다. 최대 경제국가인 브라질에서 주요 산업들이 파업하면서 수출입화물 성장세가 5.2%로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5월 수출입 성장률은 13.3%였다. 아프리카는 지난해 6월 대비 8.5% 역신장했다. 주요 교역지역인 유럽과 중동의 수요약세가 실적부진으로 이어졌다.
국내외 공급량(AFTK·유효화물톤킬로미터)은 전년 동월 대비 4.1% 증가했다. 전월 5.1% 대비 소폭 줄어든 수치다.
화물적재율(로드팩터)은 전년 동월 대비 0.6%포인트 감소한 44.3%로 집계됐다. 중남미와 북미의 화물적재율이 각각 4.1%포인트 0.1%포인트씩 확대됐으며, 아시아태평양 유럽 중동 아프리카는 뒷걸음질 쳤다.
올 상반기 세계 항공시장의 FTK는 전년 동기 대비 4.7% 성장했다. 중남미지역이 10.1%의 성장률로 가장 좋았고, 북미 아시아태평양 중동이 각각 5.3% 4.6% 4.3% 순으로 높은 증가율을 거뒀다.
AFTK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화물적재율은 0.2%포인트 하락한 44.7%로 집계됐다.
IATA는 “각국이 취하고 있는 보호무역 정책이 어떻게 변하냐에 따라 항공화물 성장세의 배경이 될 것이다. 현재 직접적인 위험요소는 관세부과다”면서도 “기업들이 생산거점을 자국으로 리쇼어링(복귀)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통합하면 분명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6월에도 여객시장은 ‘好好好’
여객시장은 6월에도 순조로운 모습이다. 6월 전 세계 여객수송실적(RPK·유상여객킬로미터)은 전년 동월 대비 7.8% 증가했다. 지역별로 아시아태평양은 지난해 동월 대비 11.2%의 증가세를 보여 가장 높은 성장률을 거뒀고, 중동이 10.3%로 뒤를 이었다.
공급(ASK·유효좌석킬로미터)은 6.5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탑승률은 1%포인트 상승한 82.8%로 집계됐다.
상반기 수송실적은 7%의 성장률을 거뒀으며, 공급은 6.1% 늘어났다. 탑승률은 0.7%포인트 상승한 81.3%를 기록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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