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7 09:02

중동항로/ ‘밀어내기 수요’도 끝물, 운임 하락 국면

이란 서비스 중단, 선박 대형화 등으로 선복과잉 극심


7월 중동항로 시황은 5~6월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꺾인 모습이다. 미국발 이란 제재 유예 기간이 다음달 6일 종료되는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란을 기항하던 선박들이 다른 중동 기항지로 몰리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6월 상승세를 보였던 중동항로 운임은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7월13일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상하이발 페르시아만·홍해항로 해상운임은 TEU(20피트 컨테이너)당 434달러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100달러 이상 감소했다.

한국시장은 ‘이란 물량 밀어내기’ 효과가 이달 중순까지 유지되다 중순 이후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현대상선은 수요 상승을 배경으로 이달 16일 한국발 반다르아바스행 컨테이너 화물에 대해 TEU당 100달러 FEU(40피트 컨테이너)당 200달러의 반짝 운임인상(GRI)을 실시했다. 선사 관계자는 “화주 측도 상황을 다 알기 때문에 이미 물량이 뜸하다. 올랐던 운임도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제재 유예기간 마감일이 다가오면서 선사들의 서비스 중단도 잇따르고 있다. 이란을 기항하던 머스크라인 MSC 등을 비롯, 환적 서비스 선사들도 일찌감치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이란행 환적화물을 주력하는 대만 완하이라인은 이달부터 선적을 접었다. 현대상선은 8월10일부로 이란 기항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잇따른 서비스 중단에도 이란행 선박들이 인근 중동 항만으로 몰려들 경우 선복과잉 문제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수요가 5% 증가한다고 치면 공급은 7%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박대형화’ 이슈도 여전히 악재로 작용한다는 관측이다. 원양항로의 마지노선인 중동에 대형 선박 투입이 끊이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선복과잉은 하반기를 지나 내년까지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반기 중동항로는 약세 시황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선사 관계자는 “7~8월은 휴가철이라 워낙 물량이 없는 데다 이란 화물도 빠지면서 운임이 오를 동기 자체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 국내 여론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정치적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극심한 경기 불황 등 국민들의 불만이 향후 이란 제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CMA-CGM 코스코 에버그린 OOCL이 속한 전략적 제휴그룹인 오션얼라이언스는 이달 말부터 중동항로 서비스를 개편했다. 극동-중동항로의 기존 5개 루프 중 ‘CIMEX4’를 ‘CIMEX1’로 통합, 4개 노선으로 감편했다. 개편된 CIMEX1의 기항지는 톈진-부산-칭다오-상하이-서커우-싱가포르-제벨알리-하마드-담맘-주바일-싱가포르-톈진 순이다.

CMA-CGM 계열사인 APL은 26일부터 WAX(West Asia Express) 서비스에 부산을 추가 기항지로 투입했다. 개편된 로테이션은 신강-부산-칭다오-상하이-서커우-싱가포르-소하르-제벨알리-도하-담맘-주바일-싱가포르-신강 순이다. 아시아와 소하르 제벨알리 담맘 등 주요 걸프항만을 잇는 서비스로 아시아발 중동행 수출입 물동량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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