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빌헬름스하펜항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는 안드레아스 불빈켈(Andreas Bullwinkel) 대표는 본지와 가진 서면인터뷰에서 빌헬름스하펜항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독일 유일의 심해항이란 점을 들었다. 18m에 이르는 수심은 초대형 선박이 접안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18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한독물류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할 예정으로, 한국 방문 기간 동안 현대상선과 부산항만공사 등 주요 해운물류기업과 만나 항만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다.
Q. 빌헬름스하펜항의 장점은?
빌헬름스하펜항은 독일에서 세 번째로 큰 항구다. 2012년 9월부터 수심 18m의 심해항이란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대형 컨테이너선이 취항하고 있다. 다른 어떤 독일 항구도 이 같은 수심으로, 길이가 400m에 달하는 선박의 자유로운 접근을 제공할 수 없다.
또 다른 특징은 공해와 터미널 간 짧은 거리다. 이 구간이 23해리(42.6km)밖에 안 돼 항해 시간이 1.5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내륙에 인접한 배후단지는 물류 시설이나 생산 시설을 위한 부지를 제공할 수 있다. 배후단지는 철도와 도로를 통해 독일과 유럽 배후 지역과 연결된다.
Q. 한국 방문 일정이 궁금하다.
1주일간 한국에 머물면서 현대상선과 부산항만공사 해양수산개발원(KMI) CJ대한통운 동부익스프레스 세중그룹 한국종합기술 등의 주요 해운물류기업 대표들을 만날 예정이다. 회동 결과는 독일로 돌아가기 전에 다시 한 번 알릴 기회를 갖겠다.
Q. ‘독일 유일의 심해항’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항만이 활성화되는 시점은 언제로 보나?
이 질문은 매우 훌륭하면서도 대답하기 어렵다. 항해상의 이점과 최첨단 배후망을 가진 빌헬름스하펜항의 특장점은 명백하다. 그러나 화물 경로를 바꾸고 의사 결정자를 설득해 선적 일정을 변경토록 하는 건 먼 여정이 될 거다. 선사들은 이미 다른 터미널과 장기간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년 동안 빌헬름스하펜은 매해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일궈왔다. 이 같은 성과는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증명해 준다. 초대형 컨테이너선들이 등장하면서 이들 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항구를 찾기 어려워졌다. 독일에서 심해항은 빌헬름스하펜항이 유일하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에게 선택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우리는 성공할 거라 확신한다.
Q.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동유럽항구의 성장 등이 항만 활성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다행히도 브렉시트는 물동량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다만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발트해 항만 취항이 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거 같다. 빌헬름스하펜항은 당초 우수한 지리적 이점으로 발트해 환적 허브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일부 해운사들이 발트해 연안에 직접 배를 대면서 우리는 이들 화물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스칸디나비아와 발트해 연안을 오가는 피더운송망을 통해 상당한 양의 화물을 처리하고 있긴 하다.
Q. 항만 시설 개발 계획은?
현재 우리는 컨테이너 처리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북터미널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니더작센주정부는 입법 기간에 북터미널 개발 계획의 다음 단계 이행을 결정했다. 우리는 터미널 개발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걸 준비하고 있다.
Q. 2020년부터 시행 예정인 탄소 배출 규제에 대응한 빌헬름스하펜항의 정책은?
우리는 이미 배출가스 저감 선박을 대상으로 항만사용료 환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이른바 저소음 브레이크를 설치한 선박과 디젤 필터링을 사용하고 있는 선박에도 항비를 감면해 준다.
Q. 이번 한국 방문에서 어떤 성과를 내고자 하나?
우리 목표는 항만 개발을 통해 독일이나 유럽에서 한국기업의 해운물류 허브가 되는 거다.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과 독일 유럽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회사들을 대상으로 빌헬름스하펜항 이용을 독려할 계획이다.
또 독일이나 유럽 내에서 기업 생산 공장이 정착하기에 이상적인 곳을 찾고 있다. 빌헬름스하펜항 컨테이너터미널과 제품 운송서비스가 필요한 기업 대표와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항만이 가진 여러 가능성과 이점을 소개해 해운사가 한국과 독일을 잇는 새로운 정기노선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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