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해운동맹 개편 이후 부산항에서의 업체별 컨테이너 물동량을 분석한 결과 외국선사 비중이 더욱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한진해운의 공백을 국적선사보다는 외국선사에서 메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부산항에서 처리한 물동량은 약 2068만5200TEU로, 전년 동 기간의 1944만5900TEU보다 6.4% 늘어났다. 외국선사의 물동량은 1230만3700TEU에서 1347만7600TEU로 9.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적선사의 경우 714만2200TEU에서 720만7600TEU로 0.9% 늘어났다.
이에 따라 외국선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포인트 상승한 65%를 기록한 반면 국적선사 비중은 2%포인트 하락한 35%에 머물렀다. 해운동맹 개편 후 외국 선사의 비중이 더 커졌다.
부산항 내 국적선사 물동량 비중 감소는 한진해운 물동량 이탈이 원인이다. 한진해운의 부산항 처리 물동량은 2015년 기준 181만TEU였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국적선사 물동량은 1년 전보다 103만TEU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진해운 물동량 80만여TEU를 외국선사들이 흡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상선의 부산항 내 물동량이 전년 대비 50.2% 증가하는 좋은 성적을 거뒀고, 신규 선사인 SM상선이 지난해 약 22만TEU를 확보했지만, 한진해운의 빈자리를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3대 해운동맹으로 개편된 이후 증가율을 보면 디(THE)얼라이언스가 22.9%로 가장 높았고, 2M+현대상선이 17.7%, 오션은 2.5%를 기록했다. 디얼라이언스에 속한 독일계 선사 하파크로이트와 대만 양밍, 일본 ONE(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의 물동량이 큰 폭으로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1~2위 선사 머스크와 MSC가 손잡은 2M은 현대상선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오션(OCEAN)은 프랑스계인 CMA CGM(APL 포함)과 중국 코스코, 대만의 에버그린, 홍콩 OOCL으로 구성돼 있다. 선사별 물동량 증가율은 50%를 넘어선 현대상선이 가장 높았고 하파크로이트와 코스코가 38.1% 33.4%로 뒤를 이었다. 케이라인(ONE 소속) 양밍 MSC는 31.8% 29.7% 18.6%를 각각 기록했다.
앞으로도 국적 선사들의 점유율 확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개편된 해운 동맹과 선사 간 인수합병으로 세계 선사들의 몸집이 커지고 있는 까닭이다. 게다가 각 선사마다 초대형선을 중심으로 선복량을 확충하려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부산항에서 외국선사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거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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