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3 11:40

호주항로/ 고시황 ‘한풀꺾여’…운임 세 자릿수로 뒷걸음질

내달 TEU당 200~300弗 GRI
호주항로의 뜨거웠던 시황이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춘절(설) 연휴 이후 중국에서 빠져나갈 물량은 대부분 나갔다는 분석이다. 유례없는 고공행진을 보이던 호주항로 운임이 비수기를 맞아 하락세로 선회할 조짐이다.

중국발 운임은 연초부터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SSE)에 따르면 3월9일자 중국 상하이발 호주 멜버른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003달러를 기록했다. 전월 최고치인 1351달러 대비 약 350달러 하락했다.

하지만 전년 동월 400달러 중반대의 운임과 비교하면 운임은 여전히 두 배 이상 높은 편이다. SSE는 “전반적인 수요 약세가 수급에 영향을 미치면서, 일부 선사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해상)운임을 인하하고 있다”며 시황이 부진함을 시사했다.

한국시장 운임도 중국발 수요 약세의 유탄을 맞으면서 1000달러 아래로 꺾였다. 16일 현재 한국발 멜버른행 운임은 800~900달러대에 형성되고 있다. 선사들은 고요율을 유지하기 위해 다음달 운임인상(GRI)에 나선다. 인상 규모는 TEU당 200~300달러 정도다.

하지만 일부 선사는 GRI 계획을 수립하지 않는 등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협의협정(AADA)이 지난달 해산됨에 따라 선사들은 운임인상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중국 물량이 대거 빠지면서 3월 중순 현재까지 선복에 여유가 있다. 다음달 운임인상을 계획하고 있지만 전액을 적용하기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화물적취율(소석률)은 80~100%까지 선복이 부족한 선사와 아닌 선사 간 스펙트럼이 다양했다. 선박 가득 화물을 적재한 선사는 3월 말까지 선복이 부족하다고 전한 반면, 그렇지 않은 선사는 중국의 수요가 월말께 회복되면 적취율을 한껏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 선사 관계자는 “중국 수요약세에 3월 초 선복 할당량이 많이 넘어오기도 했지만, 한국발 수요가 뒷받침해주면서 다행히 유휴 선복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기선 3사가 뭉친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4월부터 일본-한국-중국을 거쳐 호주를 기항하는 AUJ AUS NZJ 서비스를 각각 선보인다. 부산항에는 다음달 5~6일 입항할 예정인 AUS 서비스가 가장 먼저 뱃머리를 댄다. AUS 서비스는 매주 금요일 신항 1부두 부산신항국제터미널(PNIT)에 접안해 같은 날 출항한다. 호주 주요 기항지인 브리즈번까지 18일, 시드니까지 20일, 멜버른까지 24일이 소요된다.

뒤이어 6~7일 부산항에 접안할 예정인 NZJ 서비스는 매주 금요일 북항 부산항터미널(BPT·신선대부두)에 입항해 다음날 상하이로 떠난다. 브리즈번 15일 오클랜드 20일 리틀턴 23일 나피에르 25일 타우랑가 26일이 소요된다.

다음달 25~26일에 입항할 것으로 예정된 AUJ는 매주 수요일 신항 4부두 PSA현대부산신항만(PSA HPNT)를 입항하며 다음날 중국 칭다오로 떠난다. 멜버른까지 19일 시드니까지 22일 브리즈번까지 25일이 소요된다.

한편 호주의 자동차부품 수입시장이 ‘OEM(협력업체 위탁)’에서 ‘애프터마켓(수리)'용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호주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인지도와 판매율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차에 대한 애프터마켓 부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업체들의 현지화를 촉구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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