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가 되면 며칠 또는 몇 달 후엔 곧잘 잊어버리고 마는 새해 소망과 각오를 정하기 위해 몇 가지 그럴듯한 것들을 앞에 두고 고심을 하게 됩니다. 마치 매년 형식적으로 치러지는 행사처럼 느껴지지만, 그래도 행여 없으면 허전할까봐, 또는 누가 나에게 물어볼까봐 신중하게 새해 소망을 골라 나름대로 이유를 찾고 의미를 부여하곤 합니다.
굳은 마음으로 새해 소망이나 각오를 성공적으로 이뤄내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적어도 저는 그랬던 기억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근래 들어 개인적으로는 뭔가 과하거나 새로운 변화를 다짐하고 바라기보다는 일상적이고 소소한 소망을 바라거나 각오를 다짐하곤 합니다.
일전에 ‘어바웃 타임’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영화의 중후반까지 주인공이 자신의 사랑을 이루거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그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면서 누구나 예상하는 방향으로 영화는 흘러갑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제가 이 영화를 좋아하게 된 것은 끝부분에 깨달음을 얻은 주인공이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는 방법에 있습니다. 그 방법은 주인공이 매일 남들과 똑같이 오늘을 살고, 시간을 돌려 특별할 것 없는 똑같은 하루를 다시 한 번 보내며 여유롭게 그 날을 즐기는 것입니다.
영화에서처럼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꿈같은 능력이 주어진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꿀 생각을 하겠지만, 영화는 오히려 사람들이 흔히 놓치고 있는 일상적인 삶의 소중함을 보여줍니다.
2018년을 맞이해서 저는 새해의 소망을 그 일상과 오늘에서 찾으려고 합니다.
제가 보내는 매일 매일이 바쁨과 여유가 적절히 잘 버무러진 시간들이길 바라며 가족들, 직장 동료들과 그 속에서 함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순간들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어바웃 타임’에서 깊이 감명을 받았던 대사 한 구절을 소개해 드립니다. “인생은 모두가 함께 하는 여행이다. 매일 매일 사는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이 멋진 여행을 만끽하는 것이다. 오늘,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산다면 우리는 시간을 되돌릴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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