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해운시장에서 그동안 강세를 보여왔던 인도 수출항로 운임이 하반기 들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화물집하 경쟁과 물량 감소가 심화된 게 운임하락으로 직결됐다는 게 선사들의 중론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발 인도향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약 500~650달러를 기록 중이다.
다른 항로와 비교해 안정적인 시황을 보였던 인도항로는 연초 대비 약 200~300달러의 운임이 떨어지며 선사들의 채산성 악화에 불을 지폈다. 선사 관계자는 “운임이 그나마 높았던 항로로 평가받던 인도 해운시장에서 최근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선사들은 10월 장기연휴를 겨냥한 밀어내기 물량이 적었던 탓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문제는 연휴 이후에도 물량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점이다. 선사들은 소석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운임을 낮춰 화물을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항로의 평균 해상운임은 전달 대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상하이항운교역소(SSE)에 따르면 10월13일자 상하이-싱가포르 해상운임은 TEU 당 150달러로 전달과 비교해 큰 변동이 없었다. 선사들은 올 연말까지 시황에 큰 영향을 끼칠 만한 변수가 발견되지 않아 해상운임 등락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선사 관계자는 “현재 운임 수준에서 100~150달러 정도 회복이 된다면 더욱 좋겠지만 뜻대로 안 되고 있다. 떨어지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동남아 해운시장의 물동량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수입 물량이 강세를 보이며 전체 실적개선에 힘을 보탰다. 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항로 등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선사들의 ‘효자 노선’으로 꼽히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8월 우리나라와 동남아시아를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3만3309TEU로 전년 동월 대비 16.6%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 동남아로 실어 나른 컨테이너 화물은 11만3447TEU로 전년 10만2371TEU 대비 10.8% 늘었다. 동남아발 한국향 컨테이너 물량은 11만9862TEU로 1년 전과 비교해 22.6% 폭증했다. 동남아 해운시장에서 가장 많은 물량이 발생하는 베트남항로의 수출입 화물이 각각 전년 대비 7% 16.8% 증가한 3만2823TEU 3만3992TEU로 집계됐다.
수출항로에서 가장 강세를 보인 노선은 말레이시아로 1년새 9066TEU에서 1만1434TEU로 늘었다. 수입에서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각각 1만2737TEU 1만2774TEU를 기록하며 1만TEU 돌파에 성공했다.
우리나라와 베트남을 오간 물량이 꾸준히 늘자 취항선사들은 컨테이너 항로를 강화하고 있다. 흥아해운은 10월25일 동진상선으로부터 선복을 빌려 태국·베트남 익스프레스(TVX)를 개시했다. 전체 노선은 인천(수)-광양(금)-부산(금)-호찌민(목)-램차방(토)-방콕(일) 순이다. 이로써 흥아해운은 한국발 호찌민향 주 5항차, 태국향 노선에서 주 6항차 서비스를 확보하며 물류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대하게 됐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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