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2 15:49

중남미항로/ 성수기 맞았지만…中 물량 부족에 ‘침울’

10월 연휴직후 일부 선사 임시결항 예정
한창 성수기 효과를 맛봐야 할 중남미항로는 중국의 일시적인 물량 부족에 맥을 못 추고 있다.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있었던 두 차례의 대규모 행사가 주 요인이다. 중국 톈진에선 제 13회 전국체전이, 샤먼에선 브릭스(BRICs) 정상회담이 각각 개최됐다. 중국 정부가 행사기간 동안 대기환경 개선에 나서면서 주요 제조 공장들은 작업을 중단했다.

선사들은 중국 수출기업들이 7~8월에 선제적인 제품 수출에 나선 결과 9월 들어 물량이 크게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에버그린 CMA-CGM 코스코가 이 기간에 추가 선박을 배선하고 주간 서비스를 확장해 중국의 성수기 물량을 대거 수송했다. 그 영향으로 남미동안행 전체 선복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가까이 늘어났다. 8월 이 항로에 배선된 선박은 39척으로 평균 8955TEU급 선박이다. 세 선사의 공조로 지난달 중국발 물류대란은 피할 수 있었지만 9월 이후부터는 일감부족이 표면화되고 있다.

아시아-남미동안행 해상운임은 8월 이후 약세가 표면화되는 모습이다. 상하이항운거래소(SSE)는 9월8일 상하이발 산투스행 해상운임이 TEU당 224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8월4일 3100달러 대비 1000달러 가까이 급락했다.

SSE는 “선복량이 효율적으로 조정되면서 수급여건은 잘 갖춰져 있다”고 밝혔지만 “(남미동안을 기항하는)선사들이 신규화물 유치 경쟁에 나서면서 스폿(현물)운임이 크게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한국발 남미동안행 운임도 14일 기준 TEU당 2000달러 초중반선을 형성해 전월 대비 크게 하락했다. 일부 선사는 9월 기본운임인상(GRI) 계획을 세웠지만 중국의 수요 공백으로 일정보다 한 주 연기하거나 철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선사 관계자는 “남미동안행 운임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10월 중국 국경절과 우리나라 추석 연휴로 물량공백이 불가피하다”며 “10월 중순까지는 운임을 인상하기보다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선사가 많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남미서안행 운임도 동일 기준 TEU당 2000달러 초반선을 유지하고 있다.

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소석률)은 남미동안과 서안 모두 100%에 가까운 편이지만 선적 예약건수는 지난해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선사 관계자들은 공급을 모두 소화하고 있지만 중국발 물량이 줄어들어 수급사정은 작년 성수기만 못 하다고 전했다.

일부 선사는 10월 우리나라와 중국 연휴에 대비해 임시결항(블랭크 세일링)에 나선다. 임시결항은 연휴 직후인 10월 둘째 주로 예정돼 있지만 실제 결항에 나설 지는 미지수다.

한 선사 관계자는 “운임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어 연휴 직후에도 운항을 유지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와 달리 다른 선사 관계자는 “중국에서 10월 연휴 직후 선적되는 물량이 적어 컨소시엄을 맺은 회원사와 임시결항 여부를 조율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아시아발 남미동안행 컨테이너 물동량이 올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해운분석기관 드류리에 따르면 1~7월 아시아발 남미동안행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71만TEU를 기록했다. 7월 수출물동량은 11만5000TEU로 선복량 11만7000TEU를 거의 다 채웠다. 올해 아시아발 남미동안행 물동량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130만TEU를 거둘 전망이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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