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항로는 중국과 한국의 최대 명절 추석을 앞두고 연휴전 특수를 한껏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선사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9월 미서안북부(PNW)지역과 서안남부(PSW), 북미동안의 소석률(선복대비 화물적재율)은 90~100%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석률은 높지만 여전히 한국발 물동량은 미동안의 자동차 부품 수요 감소로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발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부품 수요가 대폭 줄자 한국에 대한 선복할당량이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북미항로 최대 고객인 월마트를 필두로 중국발 물동량이 늘어나 서안과 동안 모두 선박 가득 화물을 싣고 있지만 자동차부품이 미국 현지 자동차판매 감소로 전년대비 약 30% 가까이 줄어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추석 연휴에 앞서 9월 중순 40피트컨테이너(FEU)당 600달러를 인상한다. 이는 9월1일 시행키로 했던 기본운임인상(GRI)을 뒤로 연기하는 것으로 8월 중순까지 중국발 이벤트성 물동량이 대거 선적된 이후 수요가 약세로 전환하면서 월초 운임인상이 힘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8월 말 개최된 톈진 전국체전과 9월 초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기간 동안 매연을 일시적으로 줄이기 위해 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화주들은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대량으로 미리 물량을 찍어냈고, 덕분에 선사들은 8월 중순까지 선복을 가득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9월 초까지 생산가동이 멈추면서 물동량 줄어 운임과 소석률은 소폭 내려왔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9월11일 발표한 상하이발 미서안항로 운임(현물)은 FEU당 1495달러, 북미동안은 2280달러를 기록했다. 전달에 비해 운임은 200달러 가량 하락했고 1년 전 FEU당 1700달러, 2400달러대를 기록하던 때와 비교하면 더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다. 물론 지난해 9월은 북미항로에서 7위의 점유율을 차지하던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시황이 살아난 특수한 경우다.
한 선사 관계자는 “9월 중순 GRI는 중국 국경절 연휴와 추석이 겹치면서 휴일이 늘어난 만큼 월말까지 물동량 강세가 예상돼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추석전 밀어내기 물량이 나오는 이 때가 선사들에게는 가장 큰 대목인 만큼 추가 선박도 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10월에는 연휴 이후 물동량 감소가 예상되지만 최근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휴스턴에 생필품을 비롯한 소비재가 대거 선적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동안 소석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미국 통관 통계 서비스 피어스에 따르면 아시아-북미항로 7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동월대비 8% 증가한 145만4552TEU를 기록하며 증가세로 전환됐다. 7월 한 달 간 중국발 북미 수출물량은 전년동월대비 8.3% 증가한 94만7309TEU를 기록했다.
한국발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7월 한국발 물동량은 전년동월대비 1.1% 감소한 6만8411TEU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자동차 부품이 8개월 연속 하락한 데다 타이어 부품 감소의 영향이 크게 미쳤다. 하지만 6월보다 감소폭이 크게 줄어든 데다 추석 특수를 기대하면 8~9월 물동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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