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04 09:15

그 많던 컨테이너 박스 어디갔나 ‘품귀현상 표면화’

한진해운 파산 여파 「컨」 신조가격 500만원 육박


컨테이너 박스 부족 현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컨테이너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재 전 세계 물류업계가 컨테이너 박스 수급이 어려워 발을 구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부족이 현실화된 배경은 중국 정부의 환경규제에 따른 비용 상승에서 비롯된다. 중국 정부는 올해 3월 컨테이너 제작 시 수성페인트를 사용할 것을 법적으로 의무화했다. 유성페인트가 대기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수성페인트를 박스의 내외관 도료로 사용해 기존 유성페인트 용제인 시너에서 배출되는 VOC(휘발성유기화합물)를 줄여 대기오염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중국 정부가 내건 정책에 해운사들은 분주해졌다. 정책이 시행되기 이전에 컨테이너를 줄줄이 발주하며, 박스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선사들이 발주를 서두른 까닭은 수성페인트에 대한 품질을 섣불리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발주 문의 쇄도로 제조사는 쉴틈없이 컨테이너 박스를 찍어내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유성페인트가 들어간 컨테이너 박스를 사용할 수 없게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선사들이 앞다퉈 박스 신조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환경규제가 적용되고 수성페인트로 컨테이너가 제작되자 리스사들의 제작 비용은 늘어났다. 제작 시간이 유성페인트에 비해 길어졌기 때문이다. 인력 투입시간도 덩달아  늘어났고 이는 곧 컨테이너 박스 상승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철강 메이저의 합병도 신조 컨테이너 가격 상승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중국 바오산 철강과 우한 철강의 합병으로 세계 2위의 철강기업이 탄생했다. 국유기업을 통합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정책에 수급조절이 진행되며 컨테이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이밖에 화남 지구를 제외한 중국 컨테이너 제조 공장에서는 도료 변경에 따른 생산라인 교체로 4월부터 약 2개월 동안 생산을 중지했다. 일부 선사들은 공급 부족을 내다보고 서둘러 신조 컨테이너를 확보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컨테이너 가격상승에 애를 먹고 있다.

한진해운 파산도 컨테이너 공급 시장에 악재로 다가왔다. 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이 리스사로부터 빌린 컨테이너 박스가 20만개를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아직도 컨테이너 리스사가 회수하지 받은 양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족 현상으로 박스 단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20피트 컨테이너(TEU) 박스의 신조 가격은 2000달러대를 웃돌고 있다. 40피트 하이큐빅 컨테이너 박스도 4000달러선(약 450만원)에 달한다.

컨테이너 리스사들은 앞으로도 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텍스테이너 필립 브루어 대표이사는 “컨테이너 공급 감소와 낮은 재고 및 판매가격 상승 등으로 컨테이너 부족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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