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수출항로의 중국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1분기 물동량도 중국의 여파를 크게 받았다. 중국발 물동량은 1분기(1~3월) 1.9% 증가로 마무리됐다. 춘절 연휴의 후유증으로 2월에 15% 감소했다가 3월에 다시 16.5% 늘어난 결과다. 중국 실적은 그대로 북미항로 전체 실적으로 이어졌다. 2월 북미항로 전체 물동량은 7.2% 급감했지만 3월에는 10.2% 늘어났다. 1분기 전체 물동량은 1.8% 증가했다.
4월에 접어들면서 선사들이 선복을 가득 채우자 지지부지했던 운임도 오르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4월28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미항로 운임(현물)은 40피트컨테이너(FEU)당 미 서안 1606달러, 미 동안은 262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맘때 서안 800달러대, 동안 1600달러와 견줘 상당 수준 회복된 상태다.
3월 亞-美 수출물량 두 자릿수 성장
3월 북미항로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나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통관조사기관인 피어스에 따르면 3월 아시아 18개국에서 미국으로 수송된 해상 컨테이너물동량은 20피트컨테이너(TEU) 112만3500개로 전년동월대비 10.2% 증가했다. 중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지역이 두 자릿수의 물동량 증가세를 보였지만 일본과 한국발이 감소하면서 이를 상쇄했다.
3월 한국발 북미항로 수출물량은 16.2%나 감소한 6만2100TEU를 기록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는 마카오 다음으로 큰 감소세를 보여, 전체 물동량 성장에 발목을 잡았다. 1위 수출품인 자동차부품은 전년동월대비 30.2%나 감소했고, 3개월 연속 부진을 기록했다. 2위 수출품인 일반 전기기기도 -19%를 기록해 4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북미항로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인 중국은 16.5% 증가한 68만7900TEU를 수출하며 2월의 부진을 털어냈다. 상위 수출품목인 가구가 27% 증가했고, 섬유 제품도 17.4%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홍콩은 전년동월대비 8.5% 늘어난 1만7500TEU를 처리해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같은 달 일본발 북미수출 물동량은 전년동월대비 4.4% 감소한 6만600TEU를 기록했다. 수출 1위 효자품목인 자동차 부품은 전년동월대비 1.6% 감소하며 4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고 2위 수출품목인 차량 장비 및 부품도 7.6%나 감소해 9개월 연속 감소했다.
대만은 3월 한 달 간 전년동월대비 5% 증가한 5만300TEU를 기록했다. 건축 자재와 자동차 부품이 각각 전년동월대비 8.4%, 2.6% 늘어나면서 전체 실적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아세안은 12.6% 증가한 18만7000TEU를 처리했다. 특히 베트남은 전년동월대비 27.8%나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가구 수출에서만 37.9%의 폭발적인 물동량 증가를 나타냈다. 태국발 물동량도 18.5% 늘어나 아세안 전체 물동량을 끌어올렸다. 베트남과 태국은 각각 6만6000TEU 4만1700TEU를 미국으로 실어 보냈다.
1분기 한국발 수출물량 성장률 꼴찌
1분기 아시아-북미항로 수출물량은 전년동기대비 1.8% 증가한 365만5872TEU로 집계됐다. 한국, 일본, 대만이 줄줄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반면, 아시안 국가와 서남아 국가들이 성장세를 보이면서 소폭 늘어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이 중 한국발 수출물량은 17만8500TEU로 전년동기대비 9.2% 감소했다. 북미수출항로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5.5%다.
같은 기간 중국발 수출물량은 232만4700TEU로 전년동기대비 1.9% 증가했다. 2월은 중국 춘절연휴로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7.2%나 감소했지만 3월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여 1분기 실적을 전년동기대비 소폭 끌어올렸다. 중국의 북미수출 물량 점유율은 59.6%다. 일본발 물동량은 전년대비 2.1% 감소한 15만6400TEU를 기록했다. 대만발 수출물량은 14만7700TEU를 기록해 3% 감소했다.
1분기 아세안발 물동량은 전년동기대비 8.7% 증가한 57만3200TEU를 기록했다. 태국과 베트남이 전년동기대비 두 자릿수의 성장을 보이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서남아시아발 북미 수출물량은 21만1100TEU로 3.3% 증가했다. 방글라데시가 6.4%의 감소세를 보였지만 서남아 국가 중 가장 많은 물동량을 수출하는 인도가 5%의 증가세를 기록해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중화권·유럽 선사, 상위권 번갈아 차지
1분기 선사별 북미항로 수송실적은 CMA CGM을 제외하고 모두 증가세를 기록했다. 1위는 대만 에버그린이 39만9500TEU를 수송하며 부동의 자리를 지켰다. 전년동기 9.77%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던 에버그린은 1분기에 13.8% 증가한 물동량을 실어 나르며 점유율을 10.92%까지 끌어올렸다.
2위를 기록한 덴마크 머스크라인은 전년동기대비 12.1% 증가한 37만4200TEU를 기록했다. 점유율도 0.94포인트 증가한 10.23%를 차지했다. 1~2위 선사가 나란히 10%대의 점유율을 회복했다.
코스코는 차이나쉬핑을 흡수하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분기 코스코는 전년동기대비 57.7% 증가한 35만8900TEU의 수출물량을 수송하며 6위에서 순위가 세 계단이나 상승했다. 시장점유율도 전년동기 6.33%에서 9.81%로 대폭 늘어났다.
5위를 기록한 CMA CGM는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CMA CGM은 전년동기대비 2.4% 감소한 27만9100TEU를 수송했다. 점유율도 7.96%에서 7.63%로 소폭 줄었다. 지난해 CMA CGM에 매각된 APL은 29.7% 늘어난 25만3100TEU를 처리했다. 시장점유율은 6.9%를 기록했다.
국적선사 현대상선은 전년동기대비 28.4% 증가한 21만3600TEU를 처리하며 12위에서 8위로 다섯 계단이나 순위가 올랐다. 점유율은 4.63%에서 1.21포인트 오른 5.84%로 크게 확대됐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 파산 이후 물동량을 일부 흡수하면서 물동량 성장을 꾀했다.
오는 7월 컨테이너 부문 합병을 앞두고 있는 일본 해운 3사 케이라인 NYK MOL은 1분기에 각각 6.08%, 5.13%, 5.0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케이라인은 전년동기대비 11.1% 증가한 22만2400TEU를 수송했다. NYK과 MOL도 각각 11.3%, 14.5% 늘어난 물동량을 수송하며 점유율을 확대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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