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수준을 보였던 중동항로의 해상운임이 최근 선사들의 선복조절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항로는 이달 진행된 얼라이언스 재편으로 취항선사들의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이 100%까지 치솟았다. 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들은 이번 재편을 통해 중동항로에서 약 20%의 선복을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석률이 최고 수준을 보이자 화물을 선적하지 못한 화주들은 발만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웃돈을 얹어서까지 화물을 실어야 하다 보니 해상운임도 덩달아 뛰어올랐다.
선사들은 한국-중동 노선의 선복부족 현상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에서 중동으로 향하는 물량이 워낙 강세인데다 해상운임이 동시에 오른 까닭에 선복을 잡는 게 더욱 어려워 졌다는 설명이다. 한국-중동 노선 컨테이너 물동량도 평년에 비해 상승세라 선복부족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선사 관계자는 “요즘 유럽뿐만 아니라 중동시장에서도 스페이스 부족현상이 심각하다”며 “중동행 화물선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슬람교의 금식기간인 라마단도 중동행 화물 선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를 겨냥한 밀어내기 물량이 크게 증가할 경우 선복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다만 예년만큼 물량 증가세는 덜할 것이라는 게 선사들의 중론이다. 선사 관계자는 “4월 말까지 선복 부족현상이 이어지고 5월 초까지 그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라마단이 5월 말이라 5월 초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점차 강화되고 있는 중량제한도 선복 부족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선사들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4t이었던 중량기준을 10t으로 낮춰 잡았다. 오버웨이트 차지를 적용하는 선사들도 나타나 중동항로 해상운임은 1년 전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지난달까지 하락세를 지속했던 중동항로 해상운임은 이달 들어 상승 반전했다. 4월7일 상하이항운거래소(SSE)가 발표한 상하이발 페르시안걸프·홍해항로 해상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89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500달러대에 맴돌던 해상운임은 모처럼 높은 상승세를 시현했다. 한국발 운임도 강세를 보였다. 선사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한국-제벨알리 해상운임은 TEU당 전년 대비 200~300달러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인도 정부는 이란 차바하르항의 1단계 건설이 내년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본 사업 개발입찰 참여와 민간사업자 선정을 위해 자와할랄 네루항만신탁공사와 캔들라항만신탁공사가 IPGPL(India Ports Global Private Limited) JV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JV는 인도와 이란 간에 체결한 업무협약(MOU)의 차바하르 항만개발에 대한 업무를 이관 받았으며, 입찰에 필요한 사업자 선정 및 사업 지원 등에 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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