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순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중국발 수요로 구주항로 해상운임은 고공행진 중이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1월6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유럽항로 운임(현물)은 20피트컨테이너(TEU)당 1116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지중해항로 운임도 TEU당 1042달러를 기록하며 높은 운임수준을 보였다. 일주일 후 13일 기준 북유럽과 지중해 운임은 모두 각각 30달러, 14달러씩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1000달러대 운임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항로의 운임은 최근 몇 년간 새해를 여는 동시에 치솟았지만 올해는 1월 말로 앞당겨진 중국 춘절 연휴 이벤트로 12월부터 높은 운임수준을 형성했다. 한국발 북유럽지역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도 100%를 넘어서는 등 반짝 성수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매년 춘절 연휴기간 동안 제조업체들의 생산 중단으로 화주들은 수출물량 밀어내기에 들어가지만 올해는 그동안 나가지 못했던 재고들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예년보다 더 높은 수요를 촉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중국 수요 열기에 외국적 선사들은 한국 할당량을 줄여 중국에 더 많은 비중을 늘리고 있다. 한국 화주들의 화물이 선적되지 못하고 다음 항차로 밀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한 선사 관계자는 “춘절전 밀어내기 물량으로 1월 중순 현재도 선복이 가득 찼다”며 “올해 가장 큰 특수이기에 선사들은 선박을 더 추가하기 보다는 바짝 운임을 끌어올려 수익을 챙기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영업적자를 일궜던 선사들은 불확실성과 손실을 줄이기 위해 연간 계약 비중은 늘리고 분기 계약대신 스팟선적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바로 시황을 반영한 운임을 받는 게 오히려 더 낫다는 판단인 것으로 풀이된다.
1월말까지는 운임과 소석률이 최고조에 이르지만 그 이후는 일시적인 비수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각 얼라이언스들은 춘절 연휴 기간과 2월 첫째주까지 물동량 감소로 인한 운임 하락을 예상하며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으로 선복감축에 나선다.
하지만 업계는 오는 4월 얼라이언스 재편을 앞두고 있어 큰 폭의 운임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머스크라인과 MSC가 구성하고 있는 2M, CMA CGM, 차이나쉬핑, UASC가 참여한 O3, 한진해운, 코스코, 케이라인, 양밍, 에버그린이 구성한 CKYHE, 현대상선, APL, MOL, 하파그로이드, NYK, OOCL이 구성한 G6 4대 얼라이언스 체제는 오는 4월부터 2M+H(머스크, MSC, 현대상선), 디얼라이언스(NYK, MOL, 케이라인, 양밍, 하파그로이드), 오션(CMA CGM, 코스코, 에버그린, OOCL) 얼라이언스로 재편된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인수합병(M&A) 열풍과 얼라이언스 재편으로 대부분의 선사들이 일제히 이합집산하면서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기항지 스케줄과 선박 투입이 단기에 이뤄지지 않는 만큼 일시적으로 화주들의 안정적인 선복확보가 어려워 급격한 운임하락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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