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진해운 사태로 운임이 치솟았던 북미항로가 중국 춘절 전 물동량 밀어내기 효과에 다시 운임이 대폭 인상됐다.
1월1일 북미항로 취항선사들은 북미서안과 동안에 40피트컨테이너(FEU)당 600달러에 가까운 운임인상을 시행했다. 한진해운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게되면서 소석률과 운임 모두 대폭 뛰어올랐던 북미항로는 12월초 비수기에 접어들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춘절 특수로 다시 시황이 반전됐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1월13일 발표한 상하이발 미서안항로 운임(현물)은 FEU당 2211달러로 전주대비 129달러 상승했다. 북미 동안 운임은 전주대비 461달러나 상승한 FEU당 3594달러를 기록했다. 12월 첫째주 TEU당 1300달러에 머물던 미 서안 운임은 1천달러 가까이 인상됐다.
일찍 찾아온 중국 춘절로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선사들은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 100%를 기록했다. 일부 화물들은 선적이 다음 항차로 밀리는 등 선복 품귀현상은 1월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미동안의 경우 서안북부(PNW)와 서안남부(PSW)지역과 비교해 선복 부족으로 선복잡기가 더욱 힘든 상황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매년 춘절 전 밀어내기 화물로 운임이 인상됐지만, 올해는 예상보다 더 많이 물동량이 쏟아져 나왔다”며 “선복이 넘쳐 연간 계약을 맺은 화주들에게도 선복제한을 걸고 있으며, 예약을 받고도 다음 항차 선적을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발 물량이 급증하면서 외국적선사들은 한국발 선복을 줄여 중국 선적 비중을 늘리고 있다. 성수기에 선사들의 이 같은 행보로 국내 화주들은 선복 잡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한 외국적선사 관계자는 “한국발 수요는 중국보다는 약해 선적이 넘칠 정도는 아니지만 본사에서 중국 선복할당량을 늘리면서 한국발 선적이 일부 밀리고 있다”며 “보통은 춘절 연휴 1, 2주 전부터 선적이 밀리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1월 초부터 이런 현상이 나타나 월말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수요 강세에 선사들은 1월15일에도 TEU당 600달러의 운임인상(GRI)에 나섰다. 한 달에 두 번의 운임인상은 현재 시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지만 수요가 강력한 만큼 시장에 적용될 가능성을 높게 봤다. 2월에 예정했던 GRI는 연휴 후 일시적인 비수기에 대응해 3월로 연기했다. 3월1일부로 선사들은 FEU당 600달러의 GRI를 시행할 계획이다.
한편, 오는 4월부터 2M, O3, CKYHE, G6 4대 얼라이언스가 2M+H(머스크, MSC, 현대상선), 디얼라이언스(NYK, MOL, 케이라인, 양밍, 하파그로이드), 오션(CMA CGM, 코스코, 에버그린, OOCL) 얼라이언스로 재편되면서 선사들의 정시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스케줄에 맞춰 기존에 운항하고 있는 선박을 새로운 서비스에 투입하는 작업이 단시간에 이뤄지지 않는 만큼 일시적으로 운항에는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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