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창명해운의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중 한 척이 팬오션에 매각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창명해운은 지난 2009년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된 17만9600t(이하 재화중량톤)급 벌크선 <시아틀라스>(C. Atlas)와 <시블로섬>(C. Blossom)을 매각 처분했다.
두 선박의 선순위 채권자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수협중앙회이며 후순위 채권자는 세계로선박금융과 미래에셋증권이 투자한 바다로선박펀드다. 창명해운은 소유권이전부나용선(BBCHP) 방식으로 이들 선박을 운용해왔다.
당초 두 선박은 한국 선사에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아틀라스>호만 팬오션에 인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선가는 1860만달러(약 210억원)다.
<시블로섬>은 홍콩 선사인 파이브스타스푸젠에서 1890만달러를 주고 사들였다. 파이브스타스푸젠은 호주에 억류된 동명의 케이프선박에 승선해 있던 선원들을 '나 몰라라' 해 지난달 국제운수노조로부터 지탄을 받은 곳이다.
창명해운은 추석을 앞두고 매수자 측과 매매계약 체결을 마쳤다. 선박 가격은 신조 당시의 척당 8800만달러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창명해운은 이로써 올해 총 8척의 케이프선박을 처분했다. 상반기에 노후선 5척이 폐선장에 팔렸으며 16만9200t급 <시위너>가 그리스 선주사인 스텔스마리타임에 매각돼 <타이거릴리>(Tigerlily)로 이름을 바꿨다.
선사 측은 앞으로 벌크선 7척, VLCC 1척 등 총 8척의 선단으로 회생절차를 밟는다는 전략이다. 이 중 벌크선은 케이프 2척, 캄사르막스 2척 핸디사이즈 3척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현재 BBCHP를 포함한 사선대는 벌크선 15척 초대형유조선(VLCC) 1척 등 총 16척 158만t이다.
우선 남은 BBCHP 선박을 모두 매각할 예정이다. 이번에 매각된 선박의 자매선이자 농협은행이 선순위 채권자인 <시디스커버리>를 비롯해 우리은행에서 선순위 대출을 맡은 5만7000t급 <시에스아잘레아> <시에스브레이브> <시에스챔프> <시에스데이지> 등이 매매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BBCHP 선박의 후순위채권자는 모두 바다로선박펀드다.
또 사선 중 산업은행과 산은캐피탈이 채권을 가지고 있는 20~21살짜리 노후선 15만1000t급 <시마치> 7만1400t급 <시아이리스> 4만5600t급 <시프렌드> 등 3척도 연내 처분된다.
창명해운은 지난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3회 관계인집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회생계획을 인가받았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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