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를 활용해 중국 콜드체인 물류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모델을 발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1회 해외물류사업 투자설명회'에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이성우 실장은 한·중 FTA를 활용해 국내 기업들이 더욱 실질적인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한중 FTA 체결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원산지 기초 농축산물을 우리나라에서 수입, 가공 생산한 후 FTA 특혜로 수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FTA의 가공식품 원산지결정기준(PSR)은 역외산 원재료를 사용해도 생산 공정이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면 FTA 특혜가 가능하다는 게 이 실장의 설명이다. 특히 그는 한중 FTA 체결을 통해 '관세 혜택'보다는 '비관세 장벽'의 완화혜택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상거래를 활용한 비즈모델도 이 자리에서 소개됐다.
이 실장은 "콜드체인 물량 집하를 통해 전자상거래 시장 참여와 시범지역을 대상으로 한 물류센터 운영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전거상거래 '보세구 모델(B2BC)'를 활용, 국내에서 콜드체인 물량 규모화를 통해 물류비 인하 및 콜드체인 전문화를 실현하자는 설명이다.
보세구 물류모델은 전자상거래 기업이 해외에서 대량의 상품을 미리 구매 후 중국 내 지정 보세창고에 보관했다가 소비자가 온라인 주문시 반출 절차를 거쳐 배송하는 모델을 뜻한다.
중국기업과의 협력도 콜드체인 시장진출 진입장벽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기업의 현지 네트워크 약점을 보완하고 높은 운영효율을 위해 중국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 실장은 "중국 현지 기업과의 M&A(인수합병), 인수합병을 통한 중국 시장 네트워크 확보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CJ대한통운은 중국 1위 민영 물류업체인 로킨물류를 인수한 바 있다. 로킨물류는 일반화물, 콜드체인, 케미컬 등의 사업을 중심으로 수배송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국제운송, 냉동·냉장창고, 포장용기·ICT, 내륙운송·도심배송 등 네 가지도 콜드체인시장 유망 분야로 꼽혔다.
국제운송은 카페리를 활용한 콜드체인 운송의 신속성과 정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과 복합연계운송을 통한 중국 경유(T/S) 및 제3국으로의 국제운송 범위 확대가 콜드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냉동·냉장창고는 창고설립시 컨소시엄, 현지 기업과의 공동투자, 국부펀드 등을 통해 투자 리스크 분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밖에 이 실장은 초기 고정자산 투자 없이 콜드체인시장 진출을 고려할 시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발달된 지역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프라가 발달한 지역으로는 장쑤성이 중국 전체 냉동·냉장창고 용량의 23.1%(605만8833t)를, 산둥성이 12.9%(337만7267t)를, 상하이시 8.1%(212만3885t) 등으로 동부 연해 지역의 비중이 높았다. 차량 인프라는 상하이가 중국 전체의 31%를 차지했다.
인도네시아가 특화산업 유치를 위해 노력 중인 비퉁 SEZ 사업도 수산·농업·물류 분야를 주력으로 냉동·냉장창고와 가공공장 등의 진출이 기대된다.
'인도네시아 비퉁 등 SEZ 개발사업'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에노씨는 주요 투자유치 사업으로 수산과 코코넛을 꼽았다. 그는 "비퉁항 항만배후단지에 코코넛 제품을 가공할 수 있는 산업군의 입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지역개발 및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SEZ 제도를 도입하고, 특화산업을 발굴해 유치 노력 중이다. SEZ에서는 소득세 및 법인세 면제, 관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이 주어지며, 인도네시아 투자청(BKPM)에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인근 비퉁항 개발계획에 따라 물류수요, 인근의 수산 및 농업을 활용한 냉동냉장창고 및 가공산업 유치가 기대되고 있다.
최근 극동지역에 ‘수산 클러스터 조성’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고, 우리나라 등의 투자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러시아 사업도 소개됐다. 러시아 수산 클러스터는 캄차카주, 사할린주, 연해주 등에, 특히 연해주에 수산물 냉동냉장창고, 명태 필렛 가공공장, 냉동수산물 가공공장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한편 해수부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국제협력과 해외활동을 통해 확보한 해외사업·투자 정보를 업계와 공유하고 관심 기업·기관 간 교류를 지원하기 위해 2009년부터 매년 두 차례 설명회를 열고 있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인도네시아 비퉁 SEZ 개발 사업과 인도 디기항만 개발 사업, 극동 러시아 수산 클러스터 사업 등을 소개했다.
이날 박경철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환영사를 통해 "그동안 해외물류사업 설명회를 통해 30여개국의 사업을 소개했다. 해수부에서는 설명회를 통해 유관기관과 협력하고 우리 물류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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