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31 17:24

해운조합 신임 이사장 부장검사 출신 이기범 변호사 당선

대의원총회서 전준수 교수 제치고 과반 득표…내일 해수부에 승인요청

연안해운 사업자단체가 학자 대신 율사(律士)를 수장으로 택했다.

한국해운조합은 31일 오후 치러진 대의원 총회에서 과반수를 득표한 부장검사 출신의 이기범 후보(아랫사진)를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해운조합은 오전에 이사회를 열어 8명의 지원자 중 적성심사를 통과한 4명을 추천했으며 오후 이어진 총회에서 후보자 정견발표를 들은 뒤 투표를 통해 차기 이사장을 뽑았다.

최종라운드까지 오른 후보는 이기범씨를 비롯해 전준수 서강대 교수, 배용몽 대부해운 부회장(전 해운조합 사업본부장), 백성호 동북아물류연구원 원장(전 해운조합 감사) 등이었다.

이기범 후보는 이날 24명의 대의원 중 22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이사장 선거에서 12표를 얻으며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지었다.

해운조합 임대의원 선거규약은 "이사장은 총회에서 재적 대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대의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어 회장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밖에 전준수 후보와 배용몽 후보가 각각 5표를 얻었으며 백성호 후보는 한 표도 득표하지 못했다.

업계 안팎에선 이기범 후보 당선을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해운업계에서 오랫동안 명망을 얻어온 전준수 교수가 워낙 출중한 후보였기 때문이다.

전준수 교수는 한진해운 전신인 대한해운공사에 입사하며 해운과 연을 맺은 뒤 해운산업연구원과 서강대학교 등에서 연구원과 학자로 오랫동안 일해왔기에 이론과 실무에 해박하다는 강점이 있었다. 아울러 해수부 정책자문위원장을 맡고 있어 정부와의 교량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해운석학이지만 연안해운이 전문분야가 아니라는 점과 기업을 경영한 경험이 없다는 건 약점으로 꼽혔다.

재도전 끝에 이사장에 선출된 이기범 변호사는 비록 해운 분야 문외한이지만 <세월>호 사고 이후 겪고 있는 소송 등 여러 법률적인 현안에 대해 전문가로서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받아 왔다. 이번 선거 결과도 이 같은 당선자의 경쟁력을 대의원들이 높이 산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이기범 당선자는 1954년 태어났으며 경복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25회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26년간 광주고등검찰청 서울고등검찰청 등에서 검사 생활을 하다 2011년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해운조합은 2년에 걸친 이사장 공백 사태를 마무리 짓기 위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해양수산부의 승인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해운조합법은 임원 중 이사장의 선출과 해임에 한해 해수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해운조합 측은 내일(6월1일) 해수부에 이사장 승인 요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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