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30일 2016년 정기평가에서 한진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한신평은 한진해운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BB+(하향검토)에서 BB(하향검토)로 한 계단 내리고,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B+(하향검토)에서 B(하향검토)로 하향조정했다. 대한항공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직전등급 A-(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한신평은 "한진해운은 컨테이너 시황 부진에 따른 수익창출력 저하 추세와 외부지원 방향 및 추가 자구계획 성과의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점증하고 있는 유동성위험 등을 감안해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고, 사업경쟁력 유지가 불확실한 점을 고려해 워치리스트(Watchlist) 하향검토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약 -20% 내외의 벌크부문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연료비 절감을 상회하는 컨테이너 시황하락으로 인해 영업실적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다.
2015년 대형선 인도에 따라 8.1%의 높은 선복량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유럽 경기회복 지연 및 신흥국 경기 둔화의 여파로 물동량 증가율은 2.3%에 그치면서 대형선박이 선제적으로 투입되는 구주노선을 중심으로 소석률 제고를 위한 운임 경쟁이 심화됐다. 발주잔고 등을 감안하면 향후 선복량 증가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이나 글로벌 저성장기조의 고착으로 물동량증가율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한신평은 “한진해운의 수급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수익창출력 저하 추세가 단기간 내 상승 반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대경쟁력 약화로 얼라이언스 재편서 소외 가능성 有
한진해운은 제한된 자본시장 접근성아래서 취약한 재무구조와 과중한 단기상환부담(2016년 만기 도래 상환부담: 회사채 약 0.8조원 등 총 2조원)으로 외부의존적인 현금흐름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신속인수제 일몰 이후 정부 및 채권단의 해운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방향, 추가 자구안 성과의 불확실성 등으로 유동성 대응력이 크게 저하되고 있는데다, 매우 가변적인 상황이다. 또한 글로벌 컨테이너 시장은 CMA CGM의 APL인수, COSCO와 CSCL의 합병 등 글로벌 선사간 M&A로 인해 얼라이언스의 재편가능성이 상승하고 있다.
한신평은 한진해운이 장시간의 재무위기로 인해 발주를 통한 선대경쟁력 보강을 이루지지 못해 향후 경쟁구도의 변화 과정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존재하며, 그 경우 사업경쟁력 유지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최대주주인 대한항공은 2014년 중 4000억원의 유상증자, 1960억원의 영구교환사채(평가일 현재 잔액 1571억원)에 대한 실질적 신용공여 제공, 2016년 2월 22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인수(기존 대여금 대체) 등을 통해 직∙간접적인 지원이 이루어져 왔으며 이러한 재무적 지원 및 지원가능성은 한진해운의 재무융통성을 다소 보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한항공, 재무 개선이행에도 계열사 지원 부담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운송시장의 확대와 우호적 사업환경과 유가하락에 의한 비용감소에 힘입어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양호한 실적흐름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항공수요 확대 및 저유가 등의 우호적인 사업환경이 지속되면서 자체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위험이 점증하고 있는 한진해운의 신용도 저하와 그에 따른 추가 지원가능성 및 기존에 지원했던 채권의 손상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신평은 대한항공의 직접금융시장 접근력 저하, 재무구조 개선계획 이행과 양호한 현금영업이익 달성에도 항공기투자와 계열사 지원으로 열위한 재무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사실 등을 감안해 대한항공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시황부진과 그에 따른 영업실적 저하로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험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규모 자구안 이행과 최근의 추가 자구안 마련에도 외부지원 없이는 만기도래 차입금, 용선료, 이자비용 등에 대한 유동성 대응은 어려운 상황이다. 자체적인 유동성 대응능력 미흡으로 한진해운의 신용위험이 상승하고 있어 향후 대한항공의 추가적인 지원가능성과 부담요인이 커지고 있다.
또한 한진해운의 현 상황이 계속될 경우에는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대해 기존에 지원한 채권, 투자유가증권 4448억원(유상증자 참여분, 2015년 말 장부가), 영구채 2200억원(대여금 담보 해지 후 대체분), 한진해운 영구교환사채 차액정산 가능금액(기초자산 액면가 1,571억원) 등도 손상, 또는 부담이 현실화 될 수 있으며 이는 대한항공의 재무구조를 약화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인이다.
담보차입, 자산유동화 등을 통한 일정수준의 대체 자금조달능력은 인정되나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용이치 않은 점은 유동성 관리 측면에서 부정적이다. 한신평은 평가일 현재 해소되긴 했으나, 회사채 의무유지 부채비율(1000%) 초과사실 발생으로 감사결과, 총 8,700억원(기존 만기도래액 : 2017년 2,500억원, 2018년 2,000억원, 2019년 4,200억원)이 유동성사채로 재분류되는 등 회사채 발행을 통한 조달여건은 과거 대비 저하된 것으로 판단했다.
대한항공은 자산매각(S-Oil 지분, 항공기 등)과 5개년 평균 2조원의 현금영업이익 달성에도 불구하고, 항공기 투자와 계열사 지원으로 열위한 재무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향후에도 대규모 항공기 투자와 더불어 호텔·레저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에 대한 출자 및 신용보강 제공 등의 재무적 지원이 예정 또는 가시화될 수 있어 향후 차입금 축소를 통한 재무부담 완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대한항공의 신용도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한편, 한진해운의 신용위험 상승이 계속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추가 지원가능성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이 유지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해 대한항공의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을 유지한다.
다만, 대한항공의 추가적인 재무적 지원이 이루어질 경우 외부(채권단 및 정부)의 지원이 병행되고, 그 외부 지원규모가 한진해운의 유동성위험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장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이는 대한항공을 포함한 한진그룹의 신용위험이 완화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
한신평은 대한한공의 추가지원 규모, 외부지원 규모 및 내용, 그로 인한 한진해운의 신용위험 수준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그 영향을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다. 한진해운의 경우에는 향후 업황 및 영업성과 추이와 함께 특히 추가 자구안 이행과정과 시기, 외부지원 및 구조조정 방향, 유동성 대응방안에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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