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항로는 운임인상과 물동량 증가로 산뜻한 새해를 맞이했다.
1월1일부 북미항로 취항선사들이 북미서안에 40피트컨테이너(FEU)당 1200달러, 북미동안에는 FEU당 1500달러에 가까운 운임인상을 시행했다. 번번이 실패에 그쳤던 기본운임인상(GRI)이 성공하면서 북미항로 해상운임은 단번에 뛰어올랐다.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선사들이 임시결항을 통해 선복을 줄인 데다 중국발 물동량이 늘어 운임인상을 이끌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12월30일 발표한 상하이발 미서안항로 운임(스팟)은 FEU당 1518달러로 전주대비 752달러 상승했다. 북미 동안 운임은 전주대비 1107달러나 상승한 FEU당 2555달러를 기록했다. 1월8일자 해상운임도 전주에서 20~30달러 정도 하락한 수준을 기록해 인상된 운임이 유지되고 있는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서안 운임 손익분기점은 TEU당 1400달러, 미동안은 TEU당 3000달러 정도다.
지난해 4분기 진입하면서 운임하락세가 지속됐던 북미항로는 12월 넷째주까지만 해도 FEU당 766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발 수출물량이 늘어나면서 북미서안은 일주일 만에 반등에 성공, 운임회복을 알렸다. 물론 지난해 이맘때 미 서부항만 침체로 운임 고공행진을 벌이던 때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전월대비 선방했다. 당시 북미서안은 FEU당 2천달러대, 동안은 5천달러대에 육박한 운임을 받았다.
수요 강세에 힘입은 선사들은 1월15일부터 FEU당 600달러의 성수기할증료(PSS)를 도입할 예정이었지만 흐지부지됐다. 한 달에 두 번의 운임인상은 현재 시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사들은 2월1일 FEU당 600달러의 GRI를 공지하며 운임인상 박차에 나선다.
한 선사 관계자는 “중국 춘절전 밀어내기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안정적인 운임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선복이 가득차 선복제한을 건 화주들도 있다. 2월 첫째주까지 소석률이 100%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미항로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도 높은 수준이다. 선사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1월 중순 현재 한국발 미서안북부(PNW)와 서안남부(PSW)지역 취항 선박의 소석률은 100%를 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외국적 선사 관계자는 “해상운임이 급속도로 떨어진 이유 중 하나는 선사들이 파나마운하 확장을 앞두고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GRI에 적극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물량이 받쳐주는 상황이라면 그동안 실패로 끝났던 GRI가 성공해 운임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월까지 시황은 긍정적이지만 하반기 이후 북미항로는 선박 대형화가 이뤄지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5월 파나마운하 확장공사가 마무리되면 선사들은 대형선박을 북미항로에 배치할 계획이다. 물론 선박 대형화로 인한 서비스 통합 등 재편이 예상되나 공급은 지금보다 늘어 날 전망이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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