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호주항로는 해운시장에 불어 닥친 불황을 피할 수 없었다. 연초 700달러로 시작했던 운임은 12월 말 400달러를 턱걸이하며 마무리됐다.
전통적으로 호주항로는 연초에 수출 물량이 몰리며 호조를 누린다. 상승세를 타고 2월 기본운임인상(GRI)이 소폭 성공을 거두며 운임은 700달러대까지 올랐다.
호주항로 취항 선사들은 꾸준한 물동량 상승세에 힘입어 4월1일 TEU(20피트 컨테이너)당 300달러의 GRI를 시행해 운임을 유지하고자 했지만, 일주일 만에 123달러가 떨어지며 안정선이 무너졌다.
5월까지 연달아 TEU당 300달러의 GRI가 계획됐다가, 선복 과잉으로 경쟁이 과열되며 무산됐다. 이후에는 500달러의 벽을 넘지 못하고 9월까지 저운임 기조가 이어졌다.
바닥까지 떨어진 운임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둔 밀량 물어내기로 다시 600달러 수준을 회복했지만, 12월 초 또 다시 물량 흐름이 끊기며 400달러대로 떨어졌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집계한 상하이발 오스트레일리아·호주노선의 12월11일 운임은 TEU당 416달러다.
AADA가 집계한 한국-호주노선의 2015년 물동량은 전년대비 약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선복과잉으로 소석률이 70%대에 머물며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수급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선사들도 나타났다. 가장 먼저 한진해운이 아시아-호주·뉴질랜드를 오가던 AAZ 서비스를 11월9일 기점으로 마무리했고, NYK도 내년 봄 호주항로에서 철수를 앞두고 있다.
컨소시움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 12월16일 국적선사 한진해운은 아시아-호주 노선의 서비스 개편을 발표했다. 기존 NEAX노선에 소속돼 있던 NYK가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CKA와 NEAX노선의 통합 수순이 이뤄졌다. FOX(Far East Asia Oceania Express)로 명명된 이번 노선은 MOL, 케이라인, OOCL, 코스콘과 공동 운항 형태로 운영된다. 호주항로 취항 관계자는 이번 서비스 개편으로 주당 3500TEU의 선복이 감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12월을 현재 수준으로 마무리하고 내년 1월 다시 운임 인상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 협의협정(AADA)은 1월7일부로 TEU당 500달러, FEU(40피트 컨테이너)당 1000달러의 GRI를 공표했다. 호주항로는 전통적으로 설을 앞둔 1월에 물동량이 반짝 상승한다. 선사들은 성수기와 서비스 개편 효과가 맞물려 GRI가 성공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저런 호재에도 불구하고 얼어붙은 저운임이 쉽사리 깨지지 않으리란 의견도 가세했다. 불황의 핵심인 중국 경기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물동량도 전년 수준과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좀처럼 회복이 어려웠던 호주항로가 내년에는 봄을 맞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박채윤 기자 cy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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