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17 13:17

여울목/ 인천항 신국제여객부두 건설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했나

인천항만공사(IPA)는 인천남항 아암물류단지 인근의 연수구 송도동 297번지 일원 132만㎡(약 40만평)에 신국제여객터미널 건설을 추진 중이다. 카페리 7선석과 크루즈 1선석을 포함해 총 8선석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IPA는 이 사업에 골든하버 프로젝트란 이름을 붙였다. 새로운 국제여객부두와 배후단지를 개발해 인천항의 황금기를 열어가겠다는 의미다.

IPA는 지난 2012년 8월 공사를 시작했으며 2017년까지 15만t급 5만t급 각각 1선석, 3만t급 6선석의 터미널을 완공한 뒤 2018년에 공식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신터미널 개장에 맞춰 현재 제1국제여객터미널과 제2국제여객터미널로 나뉘어져 있는 한중카페리항로도 통합 운영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신국제여객부두를 놓고 잡음이 나오고 있다. 이용자인 카페리선사와 부두운영사들은 CY(컨테이너장치장) 면적이 지나치게 좁게 설정돼 있다며 부두 규모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설계도면상 새로운 여객부두의 CY는 12만4300㎡(3만7600평)로 잡혀 있다. 크레인을 이용하는 LOLO선 터미널 구역(A구역)에 7만1700㎡, 화물차가 하역을 하는 방식인 RORO선 터미널 구역(B구역)에 3만4200㎡가 할당됐다. A구역 CY 배후로 1만8400㎡의 녹지가 별도로 편성됐다. CY와 녹지 사이에 배후도로가 지나가는 구조다.

하역사들은 신국제여객터미널의 실질적인 CY 부지는 LOLO선 터미널 배후의 5만3100㎡(1만6000평)가 전부라고 주장한다. 하역작업공간(에이프런)이 IPA의 생각보다 크게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하역사들은 RORO선 터미널로 이용되는 B구역은 에이프런 확대와 CFS(컨테이너화물조작장) 작업공간을 고려할 경우 CY 면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A구역 CY도 에이프런이 늘어날 경우 IPA에서 생각한 면적보다 크게 줄어든다. IPA는 A구역의 에이프런 폭을 30m로 잡았지만 하역사들은 64.5m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에이프런이 늘어나게 되면 녹지를 포함한 CY 폭은 IPA가 구상한 95m에 훨씬 못미치는 60m로 짧아진다.

하역사가 계산한 CY 면적은 컨테이너를 최대 35만TEU 정도밖에 수용하지 못하는 공간이다. 이마저도 트랜스퍼크레인을 이용해 4단까지 쌓았을 때 얘기다. 신속을 요구하는 카페리 화물 특성상 3단 미만으로 쌓을 경우 연간 처리 물량은 29만TEU 아래로 떨어진다. 인천항 거점의 한중카페리선사들이 연간 처리하는 물량인 40만TEU에 한참 모자라는 수치다.

카페리선사들은 설계에 빠져 있는 공컨테이너장치장과 벌크화물 야적장, 컨테이너섀시 및 화물차 주차공간 등을 반영할 경우 터미널 규모는 더욱 커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사와 하역사들은 지난 11일 열린 IPA와의 간담회에서 신국제여객부두 규모 확대를 공식 요청했으나 “CY를 이용하다 물동량이 넘치게 되면 ODCY(부두밖장치장)를 이용하면 된다”는 IPA의 기존 입장만을 확인해야했다. ODCY 이용안은 해양수산부의 생각이기도 하다.

IPA와 정부는 설계 변경으로 공사가 길어질 것을 우려해 기존 설계대로 공사를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내고 있다. 가뜩이나 늦어진 공사가 더 늦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인천 국제여객터미널은 한중 교류의 핵심 역할을 하는 데다 한번 지어 놓으면 오랜 시간을 이용해야 하는 중요한 사회간접자본(SOC)이란 점을 생각해야 한다. 북항대교 통과 높이 제한으로 대형 크루즈선이 접안하지 못하는 부산국제여객터미널 예에서 보듯 설계 오류와 안일한 행정으로 완공 후 쏟아질 비판과 쓴소리는 1~2년 길어지는 공사기간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유창근 IPA 사장은 내년에 선사와 하역사가 참여하는 신국제여객부두건설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약속했다. 어떤 것이 진정 인천항과 우리나라 해운산업에 득이 되는지 면밀히 검토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제여객터미널 건설에 임해야 할 것이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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