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뭐먹지?”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봤을 질문이다. 무엇을 먹느냐는 곧 그 사람의 삶을 결정짓는다. 바쁜 일상에서 간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는 사람들에게 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패스트푸드에 포함된 트랜스지방은 혈관 질환을 비롯한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여기다 직장인의 경우 잦은 음주와 고칼로리 야식, 인스턴트식품, 불규칙한 식사 시간 등이 더해지면서 비만과 영향 불균형으로 인한 각종 질병이 발생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식습관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지만, 바쁜 일정과 회식, 모임 등으로 인해 식습관을 바꾸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한때 건강도 지키고 다이어트도 가능한 ‘해독주스’ 등이 유행하기도 했지만, 만드는 과정이 번거로워 현재는 인기가 시들어든 상태다.
몸에 좋은 음식 정기적으로 배달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22일 신선식품 정기배송 서비스인 ‘배민프레시’를 공식 오픈했다. 배민프레시는 지난 6월 배달의민족이 인수한 ‘덤앤더머스’의 새 이름이다.
덤앤더머스 설립자이자, 배민프레시 대표를 맡고 있는 조성우 대표는 “좋은 먹거리를 신선한 상태로 신속하게 배송하자는 취지에서 회사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홍보실에서 5년간 근무하며,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이야기를 자주 접했고, 그의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창업에 대한 꿈을 키웠다.
“젊은이들에게 정주영 명예회장님에 대한 홍보를 자주했어요.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도 도전해봐야 하지 않을까?’ 처음에는 직장을 다니던 친구 6명이 함께 시작을 했어요. 다들 직장인이다 보니까, 바쁜 직장인을 위한 사업모델을 고민했어요.”
배민프레시는 싱싱한 신선식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사업모델이다.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현재 서울·경기·인천에 거주하는 소비자 7만명이 배민프레시를 이용하고 있다.
배민프레시는 ‘전문가가 엄선해 건강한 농축산물을 집 앞까지 신선하게’ 배달하는 것을 모토로 내세우고 있다. 소비자의 주문에 맞춰 수확하는 친환경 농산물, 도축부터 포장까지 원스톱으로 생산된 HACCP 인증 정육, Dole(돌)의 프리미엄 열대과일까지 배송한다. 최근에는 샐러드, 집밥, 반찬, 해독주스, 과일, 요거트, 국, 야채 등으로 품목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밖에도 약 3000여 가지의 음식을 정기적으로 배달하며, 직장인의 건강을 챙기고 있다.
“더 좋은 음식을 얼마나 더 편리하게 배송해줄 것인가에 대해 늘 고민합니다. 지금은 온전히 ‘음식’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제품을 선정하는 방식이나 기준이 일반 업체들과 다릅니다. 얼마나 신선한 상태로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죠.”
‘새벽배송’으로 물류효율성 높여
배민프레시의 배송은 밤 10시부터 아침 7시 사이에 이뤄진다. 냉장차 35대는 화물운송허가, 법인용달허가를 받았으며, 100% 직영제로 운영된다. 직원들도 모두 정규직이다. 배송은 모두 새벽시간에 이뤄져, 교통 혼잡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 낮과 밤이 바뀌는 점을 빼면 업무 강도는 일반 택배기사에 비해 훨씬 덜하다. 고객을 직접 만나는 경우는 거의 드물기 때문에 감정노동에 시달릴 일도 없다.
“낮과 밤이 바뀌어 적응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이 생활이 익숙해진 택배기사들은 업무에 대한 만족도가 꽤 높습니다. 일에 대한 보람도 있고요. 저도 직접 차량을 운행하며 배송을 많이 다녔는데, 모두가 출근할 때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참 가벼워요.”
배민프레시의 주요 배달지역은 서울·경기·인천 지역이다. 현재 이 지역 인구 2000만명을 커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배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경기도 부천에 991.7㎡(3백평)규모의 물류센터를 새롭게 오픈했다. 주요 소비자인 맞벌이 부부, 직장인, 싱글족을 확실한 고객으로 잡겠다는 의도에서다.
신선식품을 주로 취급하는 특성상 콜드체인에 대한 시행착오도 어느 정도 거쳤다. 사업초기만 해도 콜드체인시스템에 대한 미숙함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제는 물건을 픽업하는 단계부터 포장, 분류, 배송 등 전 과정을 콜드체인으로 구현했다.
“신선식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재고를 저희가 쌓아두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습니다.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저희가 협력업체에 오더를 넣습니다. 물건을 쌓아두지 않기 때문에 상품의 신선도가 높고, 배송과정에서 콜드체인에 대한 부담도 덜합니다.”
푸드테크 ‘공룡’ 노려
배달의민족은 경쟁업체인 요기요, 메쉬코리아, 마켓컬리, 헬로네이처와 달리, 푸드테크 시장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푸드테크는 푸드와 테크의 합성어로 안전한 음식의 선택, 저장, 가공, 포장, 유통 등에 사용돼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뜻한다.
현재 국내외에서 활성화되어 있는 푸드테크 서비스는 크게 배달, 정보 제공, 주문/예약의 3가지로 구분된다. O2O(Online to Offline)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부상한 만큼, 소비자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해 더욱 빠르고 편하게 맛있는 음식을 찾고,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발달했다.
배달의민족은 모바일 결제를 통해 음식을 배달해주는 푸드 딜리버리(Food Delivery) 서비스와 배달 서비스를 하지 않는 식당의 음식을 배달해주는 배민라이더스, 또 신선식품 등을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배민프레시까지 푸드테크 시장에서의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두바퀴콜’이라는 배달업체를 인수해 자체 배달 역량도 강화했다.
조성우 대표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푸드테크 시장에서는 결국 음식과 고객을 연결해주는 물류 경쟁력을 누가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며 “배민프레시만의 신선 배송 시스템을 통해 바쁜 현대인들의 삶의 질을 궁극적으로 높이는 서비스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선 식품 시장은 연간 70~80조원에 달하지만, 아직까지 온라인 커머스로 전환된 비중이 적다. 향후 신선 물류를 활용한 이커머스의 성장세가 클 것으로 예측되는 대목이다. 배민프레시 측은 신선 물류를 접목한 커머스를 통해 최소 42조원 이상의 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조성우 대표는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이 배민프레시를 통해 조금 더 잘 먹고 살길 기대한다. 반찬을 만들거나, 마트에서 장을 보는 일은 배민프레시에 맡기고, 그 시간에 더 소중한 일들을 하라는 것이다.
“현대인들 모두가 빡빡하게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바람은 우리나라 직장인들, 맞벌이 부부들이 배민프레시 덕에 잘 먹고 산다는 이야기를 듣는 거예요. 저희를 통해 더 많은 분들이 더 건강한 삶을 살고, 가족과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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